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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탈당 “양당 정치 허물고 정권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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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탈당 “양당 정치 허물고 정권 교체”

입력
2016.01.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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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한길 의원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한길 의원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의원이 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사실상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면서 더민주당이 분당 수순에 돌입했다. 이날 선언에 따라 탈당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던 김한길계 소속 의원들과 비주류계 중진들도 금명간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야권이 더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을 두 축으로 호남신당파까지 삼분된 구도로 총선을 치를 공산이 커진 셈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탈당 이유를 “애오라지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제 힘으로는 지키지 못한 (안철수 의원과의 정치) 변화에 대한 약속을 이제 국민 여러분의 힘으로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오늘의 제 선택이 고뇌가 점점 더 깊어가는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탈당을 고려 중인 동료 의원들에게 합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이제 (안 의원과 함께) 백지 위에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려낼 것”이라며 “수명이 다한 양당중심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기 위해 밀알이 되고 불씨가 되고 밑거름이 되겠다”는 말로 안철수 의원과 함께 신당 창당 작업에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 의원의 이날 탈당 선언은 최측근 의원들과 사전 조율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김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자 이날 김한길계 의원들도 탈당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김관영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김 의원과) 통화에서 ‘탈당하실거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이 없었다”며 “아직은 당내 상황과 지역 민심 등을 더 고려해 (탈당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웅래 의원 역시 “각자 지역구 사정이 달라 한꺼번에 움직이긴 어렵다”며 “(무작정) 나가면 (지역구 선거에서) 지게 돼 당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해보고 안 되면 다른 선택(탈당)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추가 탈당 규모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김 의원의 선제적 움직임이 야권 지형을 사실상 3자 구도로 확정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재까지 추가 탈당이 확실시 되는 정치인은 주승용 전 최고의원으로, 이달 14일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야권의 핵심 관계자는 “분당의 키를 쥐고 있던 김 의원이 움직인 이상 더민주당은 분당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며 “더민주당이 확실한 수습방안을 빨리 제시하지 못한다면 연쇄 탈당이 현실화해 총선에서 야권통합이 최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이하 김한길 의원 탈당 기자회견 전문>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새 출발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당을 떠납니다.

마침 새해를 여는 즈음에, 저는 새 희망을 향해서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저는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반민주 반민생 반역사의 정치를 고집하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 ?보수의 탈을 쓴 수구세력?에게 기필코 승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애오라지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변해야 합니다.

2014년 3월 저는 민주당의 대표로서 안철수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을 이루어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추구하는 ?변화?에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치의 낡은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통합을 의논할 당시,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의 패권세력에게 자신의 꿈이 좌절당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던 게 사실입니다.

저는 국민을 믿고 공동대표로서 함께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약속드렸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저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패색이 짙었던 지방선거를 돌파하고 나자,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패권정치는 급기야 밖으로 몰아내고 말았습니다.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의 무서운 힘 앞에 저의 무력함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힘으로는 지키지 못한 변화에 대한 약속을 이제 국민 여러분의 힘으로 지켜주십시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합니다.

안에서 싸우다 기운을 다 소진해버리는 그런 정치 말고, 오만과 독선과 증오와 기교로 버티는 그런 정치 말고, 아무리 못해도 제1야당이라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그런 정치 말고, 패권에 굴종하지 않으면 척결대상으로 찍히는 그런 정치 말고, 계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런 정치 말고, 비리와 갑질과 막말로 얼룩진 그런 정치 말고, 그래서 국민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그런 정치 말고, 이제는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치로 변해야 합니다.

중산층과 서민이 더 행복해지는 길을 최우선으로 삼는 정치, 우리 헌법이 명하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위해서 복무하는 정치,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고, 착한 이들이 손해보는 일 없이, 마음에 상처받는 일 없이, 각자가 땀 흘린만큼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가는 정치, 땀 흘리고 싶어도 땀 흘릴 수 없는 이들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나라가 보살펴주는 정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행복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정치, 국민은 이런 정치를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제 백지 위에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려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정치권에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왔습니다.

수명이 다한 양당중심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내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겸허히 받들기 위해, 저는 밀알이 되고 불씨가 되고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반성하고, 걸어갈 길을 바라보며 새로운 각오와 몸가짐을 다짐합니다.

저는 이제 묵은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우리 정치의 새 장을 열어가는 데에 진력하겠습니다.

오늘의 제 선택이 고뇌가 점점 더 깊어가는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야권이 승리로 가는 길에서, 저는 늘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패권정치와 싸우고 참고 견디는 동안 저도 많이 불행했습니다.

바른 정치로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제게 남은 힘을 온전히 바칠 수 있다면 저도 무척 행복할 것입니다.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헌신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2016.1.3.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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