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로켓군 창설을 공표한 데 이어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 인공 섬의 활주로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항공모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중국발 아시아 군사력 경쟁과 충돌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1일 로켓군 창설을 공식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시 바이(八一) 건물에서 인민해방군 로켓군과 육군지휘기구,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하고 각각 새 군기를 수여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는 인해전술식의 인민해방군을 최첨단 우주전쟁까지 수행할 수 있는 정예의 현대군으로 전환, 강군의 꿈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이중 로켓군은 기존의 전략 핵 미사일부대인 제2포병을 확대 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로켓군은 중국 전략적 (핵) 위협의 핵심 역량이자 대국의 지위를 지켜 줄 전략적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로켓군의 전 부대원은 ‘전면적 위협전’이라는 전략적 요구에 따라 핵 억지력과 핵 반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강대하고 현대화한 로켓군을 건설하라”고 주문했다. 중국이 전략 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을 로켓군으로 이름까지 바꾸고 확대 재편한 것은 공식적으로 핵 무력과 첨단 군사력을 키우겠다는 뜻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그 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물론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등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략 무기 개발에 힘을 쏟아 왔다. 특히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ㆍTHAAD)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중국군은 모두 200만명으로 정예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 긴장도 더 높아지고 있다. 2일 베트남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베트남명 쯔엉사) 제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ㆍ永暑礁)를 매립해 확장한 인공섬에서 항공기를 시범 운항했다. 피어리 크로스 암초는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약 1,000㎞,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는 480㎞ 떨어진 남중국해의 군사 요충지다. 중국은 지난해 이 곳에 길이 3㎞의 활주로와 헬리콥터 이착륙장 등을 건설했다. 레 하이 빙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인공섬에서 시험 비행을 한 것은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활주로가 민간 항공 기준을 충족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민항기를 시범 운행했을 뿐”이라며 “중국은 난사군도와 주변 해역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에 최소 9개의 인공섬을 건설한 상태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미 군함과 폭격기를 인공섬 12해리 해역과 상공으로 진입시키는 등 중국의 인위적 현상 변경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국은 2척의 항모도 동시에 건조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일 소식통을 인용, 중국의 세 번째 항모가 이미 상하이(上海)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중국의 독자 설계 항공모함이 다롄(大連)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중국의 첫 번째 항모로 2012년9월 취역한 랴오닝(遼寧)호는 구 소련의 항공모함 바랴그호를 개조한 것이었다. 중국은 항모를 4척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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