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리경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며 난세는 영웅을 낳는 법.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혹독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대박'을 친 기업들 덕분에 경제회복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누구나 세계초일류 기업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 첨단기술 개발, 신수종 사업발굴에 앞서 나가고 신시장 개척 노력으로 무장한 기업들만 주인공이 된다. 이런 장점을 앞세워 올해 글로벌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우리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기업들을 시리즈로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 종근당은 2016년 제약 부문에서'대박'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효종연구소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신약개발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종근당 제공
2015년 가장 '핫'한 기업은 단연 한미약품이었다. 작은 병·의원을 상대로 복제약을 팔던 중소 제약사가 순식간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솟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한 해에만 글로벌 제약사와 총 6건에 7조6,000억 상당의 신약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 주가도 거의 10배가 오르면서 제약주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2016년에는 '포스트 한미약품'의 출현 여부가 업계의 큰 관심사다. 여러 제약사들이 한미약품의 성공에 고무돼,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한미약품의 조건으로 R&D에 얼마나 힘을 쏟는지, 연구 분야가 얼마나 새로운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종근당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 국내 최고 수준의 R&D 투자
제약업계의 R&D 수준을 알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파이프라인'이다. 파이프라인은 송유관이라는 뜻이지만 제약 업계에서는 연구 중인 프로젝트를 지칭한다. 파이프라인이 많을수록 R&D가 활발하고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은 제약사로 평가 받는다.
종근당은 업계 최고 수준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종근당이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23개로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 개량 신약 파이프라인은 그보다 많은 24개로 국내 최다이다.
R&D 투자 역시 종근당은 국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상반기 R&D 분야에 매출액의 14.2%인 409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이상, 30% 가량 투자 비용을 늘린 금액으로,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종근당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2015년 말까지 R&D 투자를 매출액의 15%를 목표로 계속 올려왔다.
물론 연구 인력도 최고 수준이다. 종근당의 효종연구소 소속 연구원은 총 272명이다. 이들 중 프로젝트를 실제 이끌어가는 박사 학위 보유자가 30% 가까이 된다. 해외 연구기관의 경험이 있는 연구원도 상당수다. 이에 더해 종근당은 조만간 연구원 규모를 3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 '세계 최초' 신약이 목표
종근당이 만들고자 하는 신약은 '세상에 없던(First in class)' 것이다. 아무리 많은 노력을 들여 약을 개발해도 이미 있는 분야, 이미 있는 효능이라면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약이 바로 'CKD-732'다. 가장 유력한 차기 블록버스터급 신약 후보로, 세계가 주목하는 항비만 분야의 고도비만치료제다. '캄토벨', '듀비에'에 이은 종근당의 세 번째 신약으로, 미국의 한 제약 전문지에서 '글로벌 100대 혁신적 신약'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CKD-732는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항비만 효과 뿐 아니라 프래더-윌리 증후군, 시상하부 손상으로 인한 비만에서의 치료 효과도 확인돼, 최종적으로 세 가지 효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CKD-506'도 세계가 주목하는 물질이다.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인 CKD-506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이자 염증성 장질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임상 1상을 시작하는 이 물질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기존의 치료제를 대체할 만큼 파급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실 종근당이 자랑하는 연구 분야는 항암제다. CKD-732도 신생혈관억제효과를 갖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약물이다. 2002년에는 보건복지부의 특정센터 연구지원 사업에서 '항암신약 연구개발센터'로 지정됐고 2003년에는 항암제 '캄토벨'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 임상 1상을 끝낸 'CKD-516'가 바로 종근당의 차세대 항암제다. CKD-516은 종양 내에 이미 존재하는 혈관을 파괴해 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약이다. 종양세포에 대한 약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고 여러 항암제와 항암요법과 병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분야의 약물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먹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그 밖에도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인 'CKD-581',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면서도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CKD-519' 등이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종근당의 신약이다.
■ 바이오 산업에서도 두각
신약 개발 못지 않게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바이오 산업이다. 바이오 산업은 화학 물질을 이용하는 제약 산업과 달리 생물을 이용한다. 2015년 국내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2013년보다 25% 증가한 약 11조원이 추산되는 등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종근당도 이런 흐름에 뒤쳐지지 않았다. 지난 3월 종근당은 2세대 빈혈치료제인 'CKD-11101'의 임상 3상에 돌입했다. 2세대 빈혈치료제를 임상 3상까지 진행한 것은 국내 최초의 일이다.
이러한 성과는 종근당의 빠른 대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종근당은 2012년 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천안공장에 바이오 GMP 공장을 지었다. 여기에는 임상시료, 의약품 제조설비 등이 마련됐으며, 덕분에 CKD-11101이 2013년 하반기 임상 1상을 마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CKD-11101이 상용화를 시작하면 종근당의 가치가 1조원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당 분야가 세계적으로 26억 달러 규모의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종근당의 해외 시장 진출과 환자들의 의료비 절감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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