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31)이 후배 선수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강원 춘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합석한 후배선수 황우만(20)씨를 폭행했다. 30분 여분간 사씨에게 얻어 맞은 그는 왼쪽 눈 밑 뼈가 부서지는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춘천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황씨는 2일 오후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 태릉선수촌에서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사재혁 선배에게 얼굴을 한두 대 정도 맞은 적이 있는데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 게 화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씨는 폭행사건 이튿날인 지난 1일 황씨가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아 사과했으나 피해자 가족들은 “진실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사재혁은 여러 차례 부상을 극복하며 ‘오뚝이 역사’로 불렸다. 지난해 새 소속팀을 찾는 등 재기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선수 생활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강원체고를 졸업하고 한국체대에 재학중인 황우만은 2014년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105㎏ 이상급 인상에서 1위, 용상과 합계에서 2위를 차지하며 대한역도연맹 신인상을 받은 중량급의 기대주다. 황우만은 폭행 충격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 고민하는 상황이어서 역도계는 유망주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대한역도연맹은 사건 진위를 파악한 뒤 징계를 논의할 방침이며 춘천경찰서는 조만간 사씨를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본지는 사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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