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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의 연말 기습 취임식

입력
2016.0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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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에 들어서며 노조원들과 실랑이을 벌이고 있다. 뉴스1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에 들어서며 노조원들과 실랑이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오후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그냥 취임식이 아닌 기습 취임식였습니다. 워낙 갑자기 인사가 이뤄지다 보니 출근저지를 장담해온 공단 노동조합도 당일 오전에야 부랴부랴 준비했을 정도입니다.

문 전 장관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명은 기정사실화 됐던 내용이긴 합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문 전 장관을 임명해달라고 청와대에 제청한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과거 이사장들의 경우 취임식 며칠 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임명일과 임명 이유에 대해 밝힌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복지부가 입병 난 환자처럼 ‘묵묵이’가 된 것은 문 전 장관이 누구인지 살펴보면 분명해 보입니다. 문 전 장관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부실대응 책임을 지고 경질된 장본인입니다. 그런 문 전 장관이 물러난 지 5개월도 채 안 돼 현직으로 복귀하는 것이니 복지부로서도 온당하다고 생각지 않아 입을 닫은 것이겠지요.

사실 문 전 장관이 이사장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부터 여론의 비판은 거셌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분산되기 쉬운 신년 연휴 직전 그의 임명을 강행하고 서둘러 취임식을 가진 게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겁니다.

책임을 진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자숙을 위한 기간은 얼마가 필요한 걸까요? 두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을 일입니다. 하지만 실책으로 퇴임한 장관이 5개월 뒤 산하기관의 기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취임식을 갖는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란 사실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아마 국민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문 전 장관이 지난 9월 메르스 국정감사 당시 국회의 수 차례 요구에도 불구하고 불 출석한 무책임한 모습을 말입니다. 이제 그가 우리 국민들의 노후 미래가 걸린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을 굴리는 수장이 됐습니다. 정말 그가 다시는 책임지는 사태가 없었으면 합니다. 이제 그가 책임을 진다는 뜻이 우리의 미래가 흔들리는 것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찬성론자인 문 전 장관은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김 전 장관이 행여나 이런 부분을 놓칠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kn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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