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전남 완도군 출생
광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막연하게 되면 좋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응모한 건데, 처음에는 그저 좋기만 했는데 지금은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동시 부문 당선자 안안미(30)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안씨는 전남 목포시 유달초등학교 선생님이다. 8년째 교사로 재직 중이다. “교사로 일하면서 처음에는 아무래도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아이들이 좋아졌고, 아이들을 위한 글에도 더 열중하게 됐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전ㆍ현직 공무원 대상 문학대회인 ‘공무원문예대전’ 동화와 동시 부문에서 한 차례씩 금상을 수상하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안씨는 “글을 읽은 친구들이 일반적인 글에서 느낄 수 없는 저만의 관점이 보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독자는 가르치는 학생들이다. “제가 쓴 시를 책상에 두고 읽고 싶은 아이들에게 읽어달라 부탁했어요. 장난스럽게 읽은 아이들도 있고 진지하게 어떤 시가 좋다고 말해주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 모든 반응이 제가 시를 쓰는 데 도움이 돼요.” 시들 중 일부는 실제로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영감을 얻어 쓰기도 했다.
수상작 ‘콧구멍에 낀 대추씨’는 자신의 어렸을 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다. “어릴 적 살던 완도군에는 나이 많은 분들께서 많이 사셨거든요. 집집마다 세탁기가 망가지면 도시에서 내려온 자식들이 고치는 광경이 많이 보였어요.” 어린 눈에 인상 깊게 남은 이 이야기를 ‘매우 작고 보잘것없는 물건’을 뜻하는 ‘콧구멍에 낀 대추씨’라는 속담과 연결했다. 이 표현은 사전에서 우연히 찾아낸 것이다. 안씨는 “예전 글을 연습할 때 재미있는 표현을 찾고자 일부러 사전을 많이 봤다”며 “우연히 발견한 표현들은 노트로 따로 정리해 놓는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소설이나 수필을 쓰는 작가 지망생이었던 안씨는 교대에 진학하고 나서 동화를 주로 썼다. 동시를 본격적으로 쓴 것은 1년 정도다. “원래 시를 어렵게 생각했어요. 2012년부터 동시를 조금씩 써 오다 지난해 문학동네의 동시문학상 1회 수상작품집을 읽었어요.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나도 쓰고 싶다, 하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동화에 비해 동시는 새롭게 느껴지고, 단어를 선택하거나 연을 나눌 때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면서도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좋은 시를 많이 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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