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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시 당선자 인터뷰] 노국희씨 “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계…내 이야기 풀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 찾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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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시 당선자 인터뷰] 노국희씨 “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계…내 이야기 풀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 찾고 싶어”

입력
2015.12.3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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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자 노국희씨.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자 노국희씨.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978 전남 목포 출생

이화여대 물리학과 졸업

노국희(37)씨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복수전공으로는 건축을 공부했다. 전형적인 이과생인 그가 시인이 될 줄 자신을 포함한 주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늘 물질세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릴 때 특별히 책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읽더라도 문학 쪽이랑은 거리가 멀었죠.”

건축설계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건축잡지 기자로 전직한 노씨는 거기서 처음 글쓰기의 재미를 알았다. 그 관심이 문학으로 옮겨간 것은 서른 무렵 건강 문제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구직자로 있을 때다.

“일이 없으니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책을 엄청나게 읽었는데 그때 시도 처음 접했어요. 내가 가진 생각을 누군가 먼저 언어로 표현해놓은 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어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계를 발견한 것 같았죠.”

그때까지도 독자일 뿐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일 같았단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 쓰는 사람들과 친분이 생기면서 점차 ‘나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에 대한 마음은 점점 진지해져 올 가을 1인 출판사를 차리기에 이르렀다. 문학이 취미에서 직업으로 바뀐 것이다. 그 와중에 당선은 큰 선물이었다. 시에 빠진 뒤에도 ‘왜 시를 쓰는가’란 질문에 답하지 못한 노씨에게 어느 정도 답을 주는 것만 같았다.

“언제부턴가 시 쓰는 게 힘들더라고요. 표현에 대한 부담이 너무 심해서 중단한 적도 있어요.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어차피 오래 쓸 테니 마음 편하게 먹자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래서 당선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그가 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내놓고 싶은 것은 시나 소설이란 말로 규정되지 않는 새로운 글이다. 본인을 포함해 실험적인 글쓰기를 시도하는 다른 작가들의 책도 기획 중이다.

“지금까지는 시가 내 이야기를 가장 편안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을 계속 찾아갈 거예요. 장르에 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하면서 글이 어떻게 바뀌는지 스스로 지켜보고 싶어요.”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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