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서 여성 출산 친화 캠페인으로 ‘마더하세요’란 말을 홍보하고 있다. 한 은행의 여성 행장이 ‘마더 리더쉽’으로 성공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인다. 눈에 띄는 것 하나는 왜 이들이 mother를 ‘마더’로 표기할까란 궁금증이다. 이 발음은 이미 수 백 년 전부터 쓰지 않는 발음으로, 해외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 보려 해도 찾기 어려운 발음이기 때문이다.
영어에서 모음 변화는 15세에 절정에 이르렀다. 당시 300년(1300~1600년) 동안 이뤄진 모음 발음의 변화를 돌이켜 보면 다소 어이없는 발음들이 새롭게 바뀌었다. meet의 발음이 ‘메-ㅌ’에서 ‘미-ㅌ’로 변하고, out은 ‘우-ㅌ’에서 ‘아웃’으로 변하는 식이다. 이 변화에 앞서 중세 영어의 부분적 모음 변화가 있었고, 이후 현대 영어에 이르기까지 모음 변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까지 번졌다.
미국에서는 그보다 늦은 18세기 초부터 뉴욕주의 북부 도시부터 미시건주의 디트로이트 그리고 시카고, 밀워키로 이어지는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taxi happy에서의 a를 발음기호와 달리 길게 장음 처리하는 것이나, talk, caught에서의 ‘오’ 발음이 실제는 ‘어’ 와 ‘오’ 중간음으로 장음화되는 것 등이 그 예다. 빠지지 않는 것 하나가 but, bus, cut에서의 ‘어’ 발음인데, 이는 수백 년 전 변한 것이다.
다시 Mother 발음 얘기로 돌아가면,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뉴질랜드 남아공 호주 캐나다 미국 등 영어권 나라에서는 모두 ‘머더’라고 발음한다. 스파이크 존스의 노래 ‘Hello Mother, Hello Father’를 보면 노래 초입에 ‘Hello muddah, hello faddah’가 나온다.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가사다. 이는 but, cut처럼 u의 발음이 매우 약한 ‘어’ 발성이고, 전문적 용어로 schwa 발음이라고 부른다. Schwa는 히브리어 shva에서 차입된 용어로, 국제 발음기호 ‘?’를 표기할 때 부르는 명칭이다. 19세기 초 영어에 차입된 이 명칭의 좋은 예는 supply, but, mother의 초성 모음 ‘어’ 발음이며, 약화된 ‘어’ 발음으로 하자는 약속이기도 하다. Mother의 경우 초성 모음의 발음 기호를 v자를 상하로 뒤집은 모양 즉 ‘?’ 로 표기하는데, 이 발음은 ‘어’ 발음으로 바뀐 지 수백 년이 넘었다. 영국영어와 미국영어의 구분도 모음의 차이고, 표준어와 사투리의 차이도 모음에서 드러난다는 것은 모음 발음이 그만큼 영어에서 핵심이고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mother의 발음을 장관이나 사장 그리고 언론에서 아직도 500년 전의 발음을 하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글로벌 영어시대에 새해에는 모두가 기초 단어의 발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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