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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 전자음악 홍수... 곡 내고 싶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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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 전자음악 홍수... 곡 내고 싶지 않았죠"

입력
2015.12.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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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업타운의 리더였던 정연준(47)은 고3이던 1986년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한 호텔에서 기타를 치며 팝송을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조용필과 위대한탄생' 밴드 마스터였던 이호준의 눈에 들어 가요계에 첫 발을 디뎠다. 정연준 제공
그룹 업타운의 리더였던 정연준(47)은 고3이던 1986년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한 호텔에서 기타를 치며 팝송을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조용필과 위대한탄생' 밴드 마스터였던 이호준의 눈에 들어 가요계에 첫 발을 디뎠다. 정연준 제공

1979년 국민학교 5학년이던 소년은 주한미군라디오방송인 AFKN(현 AFN)의 애청자였다. 좋아했던 리듬앤블루스(R&B) 음악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기타로 메탈 음악을 연주할 때, 소년은 조지 벤슨 같은 흑인 음악인의 곡만 팠다. 템포는 느리지만 리듬감이 있어 흥이 나는 R&B의 매력에 빠진 그는 제대로 음악을 배우기 위해 1988년 미국으로 떠났다. 학비가 없어 유명 힙합 뮤직션 스눕 독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 마이클 슐레진저 작업실에 운 좋게 들어가 보조 일을 하며 R&B와 힙합을 접목하는 곡 작업을 배웠다. 그런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만든 그룹이 1997년 ‘다시 만나줘’ 란 곡으로 한국에 힙합R&B를 소개한 업타운이다.

업타운의 리더였던 정연준(47)이 솔로 앨범 ‘백 투 아날로그’ 로 돌아온다. 이르면 내년 2월 ‘겉으론’ ‘처음 만난 날’ 등 신곡 4~5곡과 ‘하루하루’ 등 그가 만든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곡을 엮은 앨범을 낸다. 1993년 1집 ‘정연준’을 낸 후 23년 만의 솔로 외출이다. 쉰을 앞둔 그가 다시 힙합R&B라니. 지난 22일 싱글 ‘새드 크리스마스’ 를 먼저 공개해 새 앨범 발매를 알린 정연준은 “고민이 많았지만 아날로그 힙합R&B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솔로 앨범을 내기까지 3년 넘게 망설였다. “천편일률적인 전자음악(EDM)이 쏟아지고 이 장르가 유행이 돼 곡을 내고 싶지 않았고, 곡을 내 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수 년 동안 만들어 온 곡을 들은 서정일 등 후배 작곡가들의 독려에 용기를 얻었다. 정연준은 “아날로그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그리움을 봤다”며 “신디사이저 등을 사용해 따뜻하면서도 정교한 1990년대 힙합R&B를 새 앨범에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연준에게 병신년(丙申年)은 바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솔로 앨범 발매를 비롯해 업타운 결성 2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한 헌정 앨범 제작도 추진하고 있어서다. 정연준은 “힙합R&B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작곡가를 비롯해 가수 30여 팀을 영입, 힙합R&B 전문 레이블을 만들 것”이라며 “내년 4~5팀이 음원을 낼 계획”이란 포부도 들려줬다.

자이언티의 등장으로 힙합R&B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힙합R&B가 주류로 떠올라 뿌듯하다”는 그의 바람은 이 장르에서 ‘뿌리깊은 느티나무’ 가 되는 것이다. 힙합R&B의 성장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희망이다. 그는 “나보다 일찍 데뷔한 미국 가수 알켈리(48)도 최근 새 앨범을 냈다”며 “그걸 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렘 섞인 농담을 던졌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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