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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발장의 모든 것 자연스럽게 이해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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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발장의 모든 것 자연스럽게 이해됐죠”

입력
2015.12.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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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미제라블’로 한일 양국 무대 선 배우 양준모

“레미제라블은 평생 이 작품 만해도 좋을 완벽한 작품”이라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무대 오르기 전 꼭 관객들에게 이 마음이 전해지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년)
“레미제라블은 평생 이 작품 만해도 좋을 완벽한 작품”이라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무대 오르기 전 꼭 관객들에게 이 마음이 전해지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년)

묻는 질문마다 예상을 벗어난 답변을 정색하며 내놓는다. 이를테면 이런 장면.

“터닝 포인트로 꼽는 작품요? 소극장 뮤지컬 ‘이블데드’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요.”(그는 ‘오페라의 유령’, ‘명성황후’ 같은 대형뮤지컬 주인공을 줄줄이 꿰찼다)

“공연 없는 날 반드시 챙기는 거요? 육아!”(기사에 붙은 사진을 보시라)

“맡고 싶은 배역은 (배우 유연석이 맡은)‘벽을 뚫는 남자’의 듀티율?”(다시 사진을 보시라)

엉뚱한 대답을 최선을 다해 진지하게 내뱉는 이 남자는 데뷔 12년차의 배우 양준모(35)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을 맡아 올해 상반기는 일본 무대에 올랐고, 하반기부터 내년 3월까지 한국 공연의 중심에 선다. 더블 캐스팅된 정성화가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장발장을 선보인다면, 굵고 시원한 목소리를 무기로 힘 있고 열정적인 장발장을 선보인다.

29일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가사만 바뀌어도 창법이 달라져 한국 공연 준비하며 노래를 다시 익혀야 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양준모의 원래 음역대는 바리톤이지만 장발장 역할을 맡기 위해 테너로 바꿨다. 2007년 국내 한 차례 제작이 논의됐던 이 작품의 자베르 역에 도전했던 그는 외모만 보고 단번에 “장발장 역 준비해오라”는 영국제작사 주문(?)에 맞춰 장발장 역할로 다시 오디션을 봐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지만 제작 자체가 무산된 ‘흑역사’를 갖고 있다. ‘레미제라블’은 2012년 정성화가 단독으로 장발장 역에 캐스팅돼 국내 첫 선을 보였다.

양준모는 “그때 장발장을 맡았으면 ‘세계 최연소 장발장’이 될 뻔 했다”며 “정말 의미 없었을 거”란 예상 밖 추임새를 또 덧붙였다. 그리고 엉뚱하고 진지한 답변들에 대해 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 오페라 전공해 유학가려고 했어요. 2004년 경험삼아 가극 ‘금강’ 출연하면서 이듬해 평양에서 공연했거든요. 평양 관객들이 동요하는데, 오페라 출연하면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반응이었어요. 바로 뮤지컬 오디션 봤죠.”

뮤지컬 '레미제라블' 주인공 양준모.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주인공 양준모.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4년)

양복을 입고 뮤지컬 안무 오디션을 보고, 록뮤지컬 넘버를 성악 창법으로 부를 만큼 정보도, 요령도 없던 그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 출연 후 소극장으로 가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들로 기본기를 배웠다고 덧붙였다. ‘이블데드’에서는 춤과 코미디를,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에서는 노래만으로 감정 표현하는 법을, 동갑내기 배우 조정석과 함께 한 연극 ‘아일랜드’에서는 연기를 각각 배웠다. 오페라보다 뮤지컬에 맞는 발성인 ‘시어터 보이스’ 내는 법도 독학했다.

그리고 올 초 결혼 7년 만에 아빠가 됐다. 요컨대 뮤지컬에 맞는 연기와 노래, 안무를 익힌 찰나 장발장이 의붓딸 코제트에게 인생 모두를 건 이유까지 알게 됐다는 것. 그는 “기독교 신자라 그런지 장발장이 신을 만나기 전과 후로 변하는 게 너무 자연스럽게 이해가 가더라. 따로 캐릭터 분석이 필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일본 공연에서 ‘신과 교감하는 장발장’이라는 극찬을 받은 그도 한국에서 공연은 부담되지 않았을까. ‘더블캐스팅된 정성화와 자주 비교되는 건 스트레스이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너무 힘든 작품이라 전우애를 느낀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더블캐스트야 흔한 일이고, 자꾸 비교하면 자기만 상처받으니까요. 그래서 배우들은 디시인사이드 안 봐요, 하하”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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