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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망 비웃는 부자病 10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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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망 비웃는 부자病 10대 소년

입력
2015.12.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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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멕시코에서 붙잡힌 이선 카우치의 모습. 머리와 수염을 짙은 색으로 물들였다. 로이터 연합뉴스
29일 멕시코에서 붙잡힌 이선 카우치의 모습. 머리와 수염을 짙은 색으로 물들였다. 로이터 연합뉴스

법원의 보호관찰 명령을 어기고 도주했다 붙잡힌 미국 ‘어프루엔자’(affluenzaㆍ풍요와 인플루엔자의 합성어로 일명 부자병) 감염 소년 이선 카우치(18)의 처벌 수위를 놓고 미 사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4명을 살해하고도 스스로 “삶이 너무 풍요로워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고 ‘부자병 환자’임을 내세워 징역형대신 보호관찰 처분을 받아 논란을 일으킨데다, 이마저도 위반하고 도망친 중죄를 범했음에도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불과 4개월간 수감으로 처벌이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CNN은 현재 상태로는 “카우치에 대한 가장 무거운 처벌은 성인 감옥에서 120일 동안 갇히는 것이 될 것”이라는 당국의 입장을 전하며,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여론이 높다고 29일 보도했다.

카우치는 2013년 텍사스주 태런트 카운티에서 음주운전으로 시민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 당시 검찰이 징역 20년 형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부자병 환자라는 호소를 받아들여 보호관찰 10년이라는 상식 밖의 관대한 명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유전무죄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운전을 할 수도, 술과 약도 복용해선 안된다’는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카우치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자 다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난 11일 보호관찰관과의 접견 약속을 어기고 어머니 토냐의 도움을 받아 행방을 감췄다.

카우치 모자가 국외로 탈출했을 가능성을 조사하던 당국은 멕시코에서 이들의 행방을 확인하고 29일 검거에 성공했다. 카우치 모자는 도주 17일만에 멕시코 할리스코 주 유명 휴양지인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체포돼 태런트 카운티로 압송됐다. 금발인 카우치는 당국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머리와 수염을 짙은 갈색으로 염색한 상태였다.

잇따라 법을 위반한 중범죄를 저질렀지만 처벌은 쉽지 않다. 태러트 카운티의 샤런 윌슨 검사는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우치가 미성년자 시절 보호관찰 명령을 받았고, 역시 청소년 법원이 명령한 보호관찰을 위반했기 때문에 텍사스주 법에 따라 미성년자에게 적용되는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윌슨 검사는 “청소년 법정에서 그에게 내려질 수 있는 최대 형량은 만 19세가 되는 내년 4월 11일까지 청소년 시설에서 감옥살이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과 검찰은 이를 성인 법정으로 이관하길 원하지만 미성년자 시절 저지른 위반에 대해서는 성인 법정에서 처벌할 수 없다. 윌슨 검사는 만약 그가 성인 보호관찰 상태에 놓이고 이를 성인신분으로 위반한다면, 그는 징역 40년까지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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