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겪은 강원 속초시의 대체 상수원 찾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가 8만2,000여 명인 속초시의 하루 평균 용수공급량은 4만톤 안팎. 속초시는 전체용량의 90%인 3만5,000여 톤을 쌍천 지하댐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4,000여톤 가량은 학사평 계곡물을 정수해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갈수기인 12월부터 3월까지 매년 취수원인 쌍천이 마르는 일이 반복돼 급수난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지난 6월에는 가뭄이 지속되면서 열흘간 제한급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더구나 속초지역에는 몇 년 뒤 아파트 단지와 호텔 완공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상수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
이에 따라 속초시는 간성읍 통합정수장의 물을 지원해 줄 것을 고성군에 요청했다. 인근 지역의 용수를 끌어다 쓰는 것을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본 것이다. 고성에 있는 배수지에서 속초 정수장까지 11㎞에 관로를 연결하자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고성군은 물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화진포 관광지조성과 국회의정연수원 등이 완공되면 지금보다 하루 5,000톤의 물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물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다.
속초시는 일단 누수율 저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속초지역 상수관의 누수율은 20%로 노후 수도관 교체를 통해 새는 물을 막으면 하루 5,000톤 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누수율을 낮춰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대체 식수원 개발과 인근 자치단체에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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