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30일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단순도박)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38)과 오승환(33)을 벌금 700만원에 각각 약식기소 했다. 약식기소 되면 법원이 공판을 열지 않고 수사기록 검토 후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두 선수가 선수생명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에 따르면 두 선수는 프로야구 시즌 종료 이후인 지난해 11월 말 마카오 카지노의 사설 임대도박장인 ‘정킷방’에서 각각 4,000만원 상당의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다. 당시 임창용은 국내 프로야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에, 오승환은 일본의 한신 타이거즈에 소속돼 있었다.
검찰은 이들의 도박 액수가 다른 원정도박 사건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 데다, 휴가 여행 때 한 차례 카지노를 찾았다는 점에서 상습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이 같이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먼저 검찰에 소환된 임창용은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린 건 맞지만, 도박을 한 액수는 4,000만원 정도”라고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오승환도 이달 9일 검찰에 출석해 비슷한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창용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삼성과 재계약을 맺지 못해 사실상 방출된 상태다. 오승환은 올 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는데, 당초 그와 재계약을 추진했던 한신 측도 원정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철회했다. 이들과 함께 원정도박 의혹이 제기된 삼성 라이온즈 소속 윤성환(34) 안지만(32) 선수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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