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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신인 기다리자” 농구 트레이드 시장이 잠잠

입력
2015.12.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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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모비스 감독. 연합뉴스
유재학 모비스 감독. 연합뉴스

프로농구 구단들은 전체 6라운드 중 4라운드에 접어들면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한다. 4라운드가 종료되는 시점은 곧 트레이드 마감일이다. 올 시즌은 내년 1월1일이 4라운드 마지막 날이다.

이쯤 되면 순위표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상위 팀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 강화를 노리고, 하위 팀은 다음을 기약하는 리빌딩(팀 재건)에 들어간다. 그리고 상위 팀과 하위 팀이 카드가 잘 맞으면 트레이드가 성사된다. 보통 상위 팀은 보유한 외국인 선수의 기량보다 더 나은 선수를 받고 신인 지명권이나 기대주를 하위 팀에 양도한다.

울산 모비스는 2012~13시즌 창원 LG에서 로드 벤슨을 데려오며 시즌 직후 기대주 가드 김시래를 내줬다. 2003~04시즌에는 전주 KCC가 모비스에서 R.F 바셋을 받고 신인 지명권을 넘겼다. 모비스는 다음 시즌 신인 양동근을 뽑았다. 두 팀 모두 트레이드 승부수를 던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이번 시즌 역시 트레이드 관련 소문이 나돌고 있다. 현재 선두를 달리는 모비스와 하위권에 처진 서울 SK가 아이라 클라크-데이비드 사이먼을 맞바꾼다는 내용이다. 사이먼이 높이나 기량 면에서 클라크보다 뛰어난 만큼 모비스의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트레이드 생각은 전혀 없다”며 “지금 전력으로 플레이오프까지 간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 모비스는 올 시즌을 우승보다는 리빌딩의 해로 삼았다. 프로 최초 챔피언결정전 3연패의 주역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이상 삼성)가 빠지고 양동근(34), 함지훈(31)의 나이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젊은 피’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그런데 ‘계획’과 달리 모비스는 언제나 그렇듯 선두에 자리하고 있고, 이번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의 위용을 갖췄다.

그러나 모비스는 순리대로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지금 순위표로 정규시즌을 마치면 플레이오프 단기전에서 또 한 번 대업을 노린다. 모비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이다. 규정상 챔프전에 진출한 두 팀은 차기 시즌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9, 10위로 밀린다. 챔프전에 오르지 못한 8개 팀이 1순위 선발권을 동등한 확률로 가지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에는 역대 최고의 대어들이 쏟아진다. 사실상 1순위인 국가대표 센터 고려대 이종현(204㎝)을 포함해 프로에서 당장 통할 수 있는 고려대 강상재(202㎝), 연세대 최준용(201㎝)까지 나온다. 이들 세 명을 데려가는 팀들은 세대교체와 전력 보강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때문에 모비스처럼 다른 상위 팀들은 신인 지명권이 걸린 트레이드를 하지 않으려 한다. 올시즌 트레이드 시장이 잠잠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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