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을미년(乙未年), 대한민국은 저성장의 경기 침체를 겪으며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한국스포츠경제는 10대 키워드를 통해 올해 한국경제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 바이오 대박
한미약품의 연이은 신약기술 수출을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달 한미약품은 중국의 생명공학기업인 자이랩(ZAI Lab)과 자체 개발한 내성표적 폐암신약(HM61713)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은 올해에만 6건에 이른다.
▲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연합뉴스
앞서 지난 3월 다중표적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을 스펙트럼에 수출한데 이어 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를 일라이릴리에, 7월에는 HM61713을 베링거인겔하임에 각각 수출했다. 이달에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당뇨 치료제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 기술을 5조원 규모에 수출해 이른바 '잭팟'을 터뜨렸다. 자체 개발 중인 옥신토모듈린 기반의 당뇨 및 비만 치료 바이오신약 'HM12525A(LAPSGLP/GCG)'도 얀센에 수출하며 초대형 계약 행진을 이어나갔다.
▲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참석자들이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서 발파버튼을 누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은 인천 송도에 8,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 본사에서 연간 생산 능력 18만 리터(ℓ)로 단일 공장으론 세계 최대인 제3공장의 기공식을 개최했다.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 내년 1분기 가동 예정인 제2공장(15만ℓ)을 합치면 연간 36만ℓ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이 가동하면 매출 2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업(CMO)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 연령 불문 희망퇴직
건설기계 시장 축소 등의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국내 사무직 3,0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이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29살에 명예퇴직을 당했다는 사례부터 23살 여직원이 퇴직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온 것. 희망퇴직을 거부한 기술직 직원 21명에게 지난 7일 대기발령을 내린 후 매일 A4용지 5장 분량의 '회고록'을 쓰도록 하면서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신입사원까지도 퇴직 대상자에 올렸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1∼2년차 신입사원은 제외하라"고 지시해 이들은 희망퇴직에서 제외됐다. 이미 희망퇴직을 접수한 28명 전원에 대해 철회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경영권 싸움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도 올해 한국 경제의 주요 이슈로 꼽힌다. 지난 7월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동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면서 형제간 경영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바로 다음날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에서 다시 이사회를 열어 모든 인사를 원점으로 돌리고,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하면서 하루만에 상황을 반전 시켰다.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연합과 롯데를 앞세운 신동주 회장의 대응이 이어지며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영권 분쟁 와중에 반(反) 롯데 정서까지 일면서 롯데는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도 잃는 등 불운한 한 해를 보냈다.
■ 재벌 총수 재판
이재현 CJ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재벌 총수들의 재판이 회자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지난 15일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봤고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을 따랐기 때문에 이 회장 측이 재상고를 해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총수 중 배임·횡령·탈세 등 기업범죄를 저지르고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상당히 드물다. 앞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2008년 배임·탈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비자금·횡령 등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2001년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형량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었다.
▲ 최태원 SK 회장. 연합뉴스
비자금 조성·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두산그룹 박용오·박용성 전 회장 형제는 나란히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경우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려 옵션투자 위탁금 명목으로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 받았다. 최 회장은 2년 6개월 복역하다 올해 사면됐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