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무명'의 손제민(33·6기)이 2015시즌의 대미 그랑프리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우승, 올 시즌 최고 스타자리를 꿰찼다.
국가대표 수상스키선수 출신인 손제민은 2007년 신인왕전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데뷔 초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받았지만 지난해까지도 대상급 경주에서 우승 한 번 못해본 보통선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 6월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는 선봉장으로 우뚝섰다. 이전까지 경정은 1기~4기 들의 경연장이었다. 손제민의 이번 그랑프리 우승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무대가 됐다.
손제민의 등장을 세대교체로 여기는 것은 그의 우승이 그만큼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24일 미사리 경정장 14경주로 열린 2015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정 결승전에서 손제민은 쟁쟁한 도전자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정상에 올랐다.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그랑프리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기쁨을 맛봤다. 이번 우승으로 9년간'무명의 설움'도 한꺼번에 날렸다.
당초 이번 대회 손제민의 우승 가능성은 희박했다. 24명의 본선 진출자 가운데 13위로 출전권을 따내 코스배정에서도 불리했다. 여기에 2연패를 노리는 어선규(37·4기)와 김효년(41·2기) 등 기라성 같은 강자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어 우승까지는 첩첩산중이었다.
그랑프리는 본선 진출자들이 결승 전날인 23일 일반경주와 준결승을 각각 한 번씩 치러 평균 득점 상위 6명이 결승전에 오르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펼쳐졌다.
23일 1경주(일반경주)와 15경주(준결승)에 출전한 손제민은 1경주 3코스에서 출발한 뒤 휘감기 기술로 지난해 그랑프리 준우승자였던 김민천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이후 15경주에서도 그랑프리 포인트 4위(215점) 정민수(40·1기)와 5위(210점) 김민길(36·8기)을 휘감아 찌르기로 누르며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2전 2승, 의외의 선전으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24일 결승전에는 손제민을 비롯해 유석현(29·12기), 어선규(37·4기), 김민천(39·2기), 정용진(43·1기), 박석문(52·2기)이 진출했다. 어선규 역시 최강자답게 전날 2연승을 올렸고 신예 유석현도 2연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관심은 어선규의 대회 2연패 여부와 20대 유석현의 돌풍에 모아졌다.
하지만 승부는 일찌감치 끝났다. 3코스의 어선규가 2코스의 유석현과 자리다툼 하는 사이 1코스 손제민이 인 빠지기로 재빠르게 1턴 마크를 먼저 빠져나가면서 승부는 결정났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양 손을 번쩍 치켜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손제민은 우승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9년 만에 챔피언 시상대 올랐다. 그것도 그랑프리에서 우승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팬 여러분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승도 없었다. 감사드린다."며 "상반기 주선보류까지 처할 위기였는데 시즌을 잘 마무리 하게 돼 기쁘다. 내년에도 멋진 경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 시즌 경정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1년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내년 시즌은 2월 3일부터 시작되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온라인스타트 방식이 도입되는 등 경주방식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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