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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병’미국 10대 소년, 도주 17일만에 멕시코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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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병’미국 10대 소년, 도주 17일만에 멕시코서 체포

입력
2015.12.3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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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보호관찰 명령을 어기고 도주한 미국 ‘부자병’ 소년 이선 카우치(18)가 잠적 17일 만에 멕시코에서 붙잡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카우치와 그의 모친 토냐는 멕시코 할리스코 주 유명 휴양지인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전날 오후 6시께 멕시코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연방보안관실(US 마셜)은 멕시코 경찰로부터 둘의 신병을 인도 받아 여객기 편을 이용해 이날 미국 텍사스 주 태런트 카운티로 압송했다. 카우치 모자의 행방을 쫓던 미국 연방 수사국(FBI)과 US 마셜은 이들이 멕시코에 잠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26일 미국 영사관을 통해 멕시코 수사 기관에 체포를 요청했다.

둘은 토냐 소유의 픽업트럭을 타고 멕시코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발인 카우치는 당국의 수사를 피하려고 머리와 수염을 짙은 갈색으로 염색했고, 토냐도 수배 명단에 나온 사진과 달리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상태였다고 미국 언론은 소개했다.

지난 2013년 태런트 카운티에서 음주운전으로 시민 4명을 살해한 카우치는 재판에서 “삶이 너무 풍요로워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부자병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징역형 대신 보호관찰 10년이라는 상식 밖의 관대한 명령을 내리자 미국 사회에서 ‘유전무죄’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운전을 할 수 없고, 술과 약도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치료에 들어간 카우치는 그러나 이달 초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게임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궁지에 몰렸다. 그는 모친 토냐의 도움을 받아 지난 11일 보호관찰관과의 접견 약속을 어기고 행방을 감췄다. 태런트 카운티 경찰과 검찰은 즉각 추적에 나섰다.

카우치는 보호관찰 명령 위반 혐의로 최대 징역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또 음주운전 살인 사건 후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경찰과 검찰의 주장에 따라 만 19세가 되는 내년 4월 청소년 법정에서 성인법정으로 재판이 이관되면 원래 검찰의 구형량보다 많은 최대 징역 40년의 새로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태런트 카운티 수사 당국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카우치 모자의 도주가 우발적인 행동이 아닌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도주 시점과 법원 명령 위반 여부를 집중 밝히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들의 도주를 사실상 기획하고 지원한 모친 토냐를 체포 방해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세우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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