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시내 주택가에서 공업용 실리콘을 보톡스 주사로 속여 시술한 진모(45)씨를 의료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는 피해자 이모(50)씨 등 7명에게 보톡스 주사를 놔준다고 속여 회당 5만~100만원씩 총 678만원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 5년간 간호조무사로 일한 경력이 전부인 진씨는 2012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지인들을 통해 피해자들을 모집한 뒤 “부작용 없이 시술을 해주겠다”며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남가좌동의 한 빌라에서 공업용 실리콘으로 불법시술을 해왔다.
조사결과 진씨는 시술을 받은 피해자 중 일부가 피부 괴사를 토로하자 ‘트리암시놀론’ 성분의 항생제까지 구매해 투여하는 등 광범위한 불법 의료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트리암시놀론은 염증 치료에 쓰이지만 과다 투여하면 정상 피부조직까지 녹일 수 있어 사용이 제한된 약품이다.
피해자 이씨는 2년간 10차례 공업용 실리콘 시술을 받고 5차례 항생제 주사를 투여 받은 후 양 볼과 턱밑이 썩는 괴사 반응이 나타나자 올해 10월 진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진씨에게 항생제를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성모(67)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진씨가 실리콘 등 불법 재료를 구한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김경준기자 fr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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