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예술감독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떠난다. 정 감독은 29일 정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를 만나 단원과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정 감독은 편지에서 “서울시향 단원들이 지난 10년 동안 이룬 성과를 축하한다. (…) 이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에 의해 무색하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며 “인간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여러분과 함께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직원들 간에 벌어진 폭언 및 성추행 의혹 논란과 관련해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성추행 혐의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며 서울시향 직원들이 수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진 데 대해 정 감독은 “비인간적인 처우를 견디다 못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는데 이제 세상은 그 사람들이 개혁을 주도한 전임 사장을 내쫓기 위해 날조한 이야기라고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았다”며 “제가 여태껏 살아왔던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시향 직원들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부당한 대우를 겨냥해 “문명화된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훨씬 넘은 박해”라고도 했다.
정명훈 감독은 재계약 여부와 무관하게 하겠다고 했던 내년 정기공연 지휘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은 대체 지휘자를 찾아 예정된 정기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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