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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권 김현주... 1인2역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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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권 김현주... 1인2역 성공의 조건

입력
2015.12.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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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길태미(박혁권)가 군사들에게 끌려가기 전 붓으로 화장을 고치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SBS 제공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길태미(박혁권)가 군사들에게 끌려가기 전 붓으로 화장을 고치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SBS 제공

“조금만 기다려, 나 눈 짝짝이 되면 너희들 다 죽는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태연하게 붓으로 눈 화장을 하던 길태미의 마지막 장면이 눈앞에 선하다.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국밥 한 그릇을 뚝딱 먹어치우던 카리스마는 길태미를 연기한 배우 박혁권에게 ‘인생 캐릭터’라는 타이틀까지 안겨줬다.

그 후 한 달 만에 박혁권은 길태미의 쌍둥이 형제 길선미로 재등장해 또 한 번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눈 화장을 지워버린 그는 이방지(변요한)와 칼을 겨루며 호방하게 “칼을 잡고 살다 보면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길태미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경박스런 말투와 웃음을 털고 진중한 검의 고수로 부활한 것이다.

SBS 주말극 ‘애인있어요’에서 냉철한 변호사 도해강과 털털한 성격의 독고용기로 1인2역을 소화한 배우 김현주. SBS 제공
SBS 주말극 ‘애인있어요’에서 냉철한 변호사 도해강과 털털한 성격의 독고용기로 1인2역을 소화한 배우 김현주. SBS 제공

박혁권 만큼이나 집중 조명을 받는 스타는 배우 김현주다. 김현주는 자칫 불륜드라마로 치부될 뻔한 SBS 주말극 ‘애인있어요’를 서정적 멜로극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차갑고 냉철한 변호사 도해강과 뽀글 퍼머에 털털한 성격의 독고용기 쌍둥이 자매로 냉탕과 온탕을 넘나들며 연기했다. 특히 교통사고로 4년 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줄 알았던 도해강이 모두를 속이고 동생 독고용기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백석(이규한)에게 눈물로 고백하는 장면은 “소름 장면” “매소드 연기”로 평가 받으며 시청자들이 극찬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삼박자가 맞아야” 제대로 된 1인2역 캐릭터가 나온다고 말한다. 쪽대본 없는 작가의 필력, 배우의 탁월한 연기, PD의 깔끔한 연출력 중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육룡이 나르샤’와 ‘애인있어요’도 쪽대본이 없어 배우들이 극중 캐릭터를 공부하고 이해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게 성공 비결로 꼽힌다. 박혁권과 김현주가 남다른 연기력으로 1인2역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쪽대본이 없으니 일명 ‘생방송 촬영’도 사라졌다. “쪽대본이야 말로 막장 드라마의 시작”이라는 드라마 PD들의 말처럼 작가의 쪽대본은 배우도 드라마도 연출력도 모두 죽게 하는 치명적인 독약이다. 든든한 대본이 대기하고 있다면 배우의 연기력은 자연스럽게 날개를 달고 PD의 연출력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그래서일까. 김현주와 박혁권은 31일 열리는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후보 등으로 거론되며 시청자들의 추천이 이어지고 있다. SBS의 연기대상이 기대되는 건 실로 오랜만이다.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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