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 해는 백남준의 해가 될 전망이다. 주요 미술관과 화랑들이 밝힌 2016년 연간 계획에 따르면 10주기를 맞은 백남준 기념전이 다수 열린다. 한국미술사를 돌아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과 올해 단색화 열풍의 뒤를 이을 현대 작가들도 전시도 놓칠 수 없다.

백남준 10주기, 연중 이어지는 특별전
2016년은 세계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이자 한국미술을 한 단계 격상시킨 백남준의 타계 10주기가 되는 해로 연중 전시가 끊이지 않는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은 이미 11월부터 ‘백남준 그루브-흥’이라는 전시를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백남준의 기일인 1월 29일 이 전시가 끝나면 곧바로 갤러리현대가 2월부터 ‘백남준-서울에서’전으로 바통을 이어받는다. 6월에는 서울시립미술관이 백남준 소장품전을 개최한다.
10월에는 간송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공동 주최하는 백남준 특별전이 DDP에서 열린다.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장은 “비디오아트라는 기술적인 측면만 주목을 받았지만, 그의 예술 세계 안에는 동양사상이 짙게 깔려 있다”며 “간송의 고미술품과 현대의 디지털 아트를 연결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3월부터 동시대 작가들과 백남준의 작업을 연결시키는 자체 기획전도 열 예정이다.

새 관장 맞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0년’
1년 이상의 공백 끝에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을 맞이한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이전 30주년을 맞아 역사와 소장품을 재점검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과천관은 하반기 실내외 전 전시장에 걸쳐 대대적인 ‘30주년 기념 기획전’을 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 미술작품 5,776점을 소개하고 전문 학예인력의 역량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강승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1실장은 “현대미술 작품이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미술관에서 전시ㆍ소장ㆍ관리되고, 수명을 다 했을 때 폐기되는 ‘작품의 생애주기’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설립된 미술연구센터의 3년 간의 연구성과를 보여주는 아카이브전도 열릴 예정이다.
근대미술 전시장 역할을 해 온 덕수궁관은 탄생 100주년이 되는 3명의 근대화가 회고전을 연다. 러시아에서 고려인 화가로 활동했던 한국 근대사의 증인 변월룡, 국민화가 이중섭, 근대 추상화의 선구자 유영국의 전시가 차례로 열린다. 올해 월북화가 이쾌대의 전시가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변월룡과 유영국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해외에서 이어질 단색화 열풍
2015년은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단색화 열풍이 뜨거웠다. 새해에도 해외발(發) 열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블럼앤포 갤러리에서 열리는 ‘단색화와 미니멀리즘’전은 권영우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가의 작품을 도널드 저드, 아그네스 마틴, 솔 르윗 등 196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미니멀리즘 작가들의 작품과 병렬한 전시로, 두 사조를 직접 비교하고 세계미술사조에 단색화를 포함시키려는 비평적 의도가 숨어 있다.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가 5월 정창섭의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화랑가는 단색화 외의 영역에서 활동한 1980년대 이전 현대미술 작가들을 주목하고 있다. 갤러리현대는 4월 수묵추상화가 서세옥, 5월 판화가 이왈종의 전시를 연다. 가나아트갤러리는 2월 1980년대를 주도한 민중미술 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기획전을 열고 금호미술관도 민중미술 작가 민정기의 회고전을 10월에 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산 증인인 추상화가 김병기의 신작전이다. 4월 10일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는 그는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지난 1년간 작업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작가들 기획전도 눈길
올해 작가나 큐레이터가 직접 운영하는 신생공간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해온 젊은 작가들은 2016년에는 미술관으로 본격 진출한다. 격년제로 열리는 신진작가 단체전인 1월 서울시립미술관의 ‘세마 블루’와 5월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에서 신생공간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이 관람객들의 시험대에 오른다.
짝수 해는 비엔날레의 해기도 하다. 양대 비엔날레로 불리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미디어 작품에 특화된 서울시립미술관의 격년제 전시 미디어시티서울이 각각 마리아 린드ㆍ윤재갑ㆍ백지숙 전시총감독을 선임하고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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