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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빠 후인정, 이제 코트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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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빠 후인정, 이제 코트 인생 2막

입력
2015.12.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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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배구코트를 누벼온 한국전력 후인정. 한국스포츠경제
19년간 배구코트를 누벼온 한국전력 후인정. 한국스포츠경제

프로배구의 ‘살아있는 전설’ 후인정(41ㆍ한국전력)이 19년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28일 “후인정이 한국전력에서 은퇴해 자유신분선수가 됐다”고 공시했다. 당초 후인정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려고 했지만 최근 대한항공과의 트레이드로 인해 은퇴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력은 23일 센터 최석기(29)와 2016~17 신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대한항공에 넘기고 세터 강민웅(30)과 센터 전진용(27)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현행 규정상 프로배구 남자 구단의 선수 정원은 최대 19명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선수 정원이 초과되자 후인정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며 은퇴를 희망했다는 것이 한국전력의 설명이다.

V리그 최고참인 후인정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배구 역사 그 자체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이후부터는 한 시즌도 쉬지 않고 코트를 누비기도 했다. 그와 함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과 신진식(40) 삼성화재 코치는 이미 8~9년 전 은퇴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후인정이 현대캐피탈 소속이던 2005년 5월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5 프로배구 삼성화재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화재 최태웅(現 현대캐피탈 감독)의 블로킹을 뚫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후인정이 현대캐피탈 소속이던 2005년 5월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5 프로배구 삼성화재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화재 최태웅(現 현대캐피탈 감독)의 블로킹을 뚫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6년 11월14일 태릉선수촌에서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최고참이던 후인정(오른쪽)과 막내 문성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6년 11월14일 태릉선수촌에서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최고참이던 후인정(오른쪽)과 막내 문성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7년 실업팀인 현대캐피탈(당시 현대자동차써비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후인정은 라이트와 센터로 활약하며 8년간 팀의 주장을 맡았다. 1996~97시즌 이후 삼성화재의 9회 우승을 이끌었던 김세진 감독과 같은 포지션에서 뛰었던 탓에 2인자 꼬리표를 달기도 했지만, 프로 원년인 2005년 공격상과 정규리그 MVP를 휩쓸었고 2005~06시즌과 2006~07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2연패를 이끈 주역이었다.

17년간 현대캐피탈에서만 활약한 그는 2012~13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에 실패, 은퇴했으나 몇 달 뒤 2013~14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내민 손을 잡고 한국전력에 새 둥지를 틀었다. 최근에는 원 포인트 블로커로 코트보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길지만 주장이자 맏형으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현대자동차써비스 시절 ‘스커드 미사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매특허의 강력한 후위공격을 선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후인정은 통산 득점 19위(1,721점), 후위공격 17위(353점), 블로킹 20위(274개)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후인정이 2006년 9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양산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현대캐피탈이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후인정이 2006년 9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양산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현대캐피탈이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화교 3세인 후인정은 1994년 귀화하고 이듬해 귀화선수로는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 스포츠계의 ‘코리안 드림’을 일구기도 했다. 대만인인 부친 후국기씨도 실력이 뛰어난 배구선수였지만 화교라는 이유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고, 아들에게 적극적으로 귀화를 권유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후인정은 비록 유니폼을 벗지만 코트를 떠나지는 않는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전력 트레이너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조건이 맞으면 후인정에게 지도자의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며 “코치로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후인정의 은퇴식은 내년 1월4일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1974년생인 후인정이 은퇴하면서 남자부 최고령 선수는 1975년생인 방신봉(40ㆍ한국전력)이 됐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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