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분양이 54%나 폭증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1월 미분양 주택이 4만9,724로 전달(3만2,221가구)보다 1만7,503가구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한달 새 54.3%나 급증한 것으로 증가율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의 증가세가 컸다. 수도권(2만6,578가구)은 미분양 물량이 전월보다 70.6%(1만1,002가구) 늘었다.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경기 용인은 한달 동안 4,200가구나 늘면서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8,100가구가 됐다. 용인 외에도 파주(970가구), 김포(980가구), 남양주(910가구) 등 경기 지역에서 미분양 주택이 많이 늘었다. 지방(2만3,146가구)도 10월보다 미분양 물량이 39.1%(6,501가구) 증가했다.
이처럼 미분양이 급증한 것은 올해 10월과 11월 분양물량이 대거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의 분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분양승인물량은 49만3,000가구로 이전 5년(2010~2014년) 평균의 1.8배다. 특히 10월(8만4,000가구)과 11월(7만3,000가구) 분양승인 물량은 2007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월 물량으로는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내년 시장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점이다. 내년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대출 금리도 내년 중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부는 인위적으로 공급 조절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인허가로 물량 조절을 하는 것은 낡은 생각“이라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지난달 1만477가구로 전달보다 2.9%(315가구) 줄었고, 건설사들도 스스로 공급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미분양 주택 증가가 장기적 추세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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