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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벤치 내 자리 치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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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벤치 내 자리 치워요"

입력
2015.12.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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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경기서 결승골 “과연 손세이셔널”

대표팀서 6골… EPL-유로파리그에서도 존재감

손흥민(토트넘)이 29일(한국시간) 영국 왓퍼드에서 열린 2015~16 EPL 19라운드 왓퍼드와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왓퍼드=AP연합뉴스
손흥민(토트넘)이 29일(한국시간) 영국 왓퍼드에서 열린 2015~16 EPL 19라운드 왓퍼드와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왓퍼드=AP연합뉴스

2015년을 ‘손세이셔널’하게 보낸 손흥민(23ㆍ토트넘)이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올 한해 마지막 단추를 끼웠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영국 왓퍼드에서 열린 2015~16 EPL 19라운드 왓퍼드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23분 교체출전,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5경기 연속 교체 출전으로 팀내 입지가 좁아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손흥민은 절묘한 ‘힐킥(발뒤꿈치로 차는 킥)’으로 위기에 빠진 자신을 스스로 구해냈다. 조커로 투입된 손흥민은 후반 44분 키어런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해 팀에 승리를 안겼다(동영상 ▶ 손흥민 절묘한 골장면 보기). 지난 9월20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EPL 데뷔골을 터뜨린 이후 3개월 만에 터진 부활포다.

아직까지 치열한 주전경쟁의 불씨는 살아있지만 손흥민은 올해 소속팀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2015년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이 리그 3위(9승8무2패ㆍ승점 35)로 도약하면서, 손흥민은 자신에게 짙게 드리워질 뻔했던 먹구름을 걷어내고 내년을 시작하게 된다. 그만큼 올해는 손흥민에게 중요했던 시기였다. 2010년 함부르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정점을 찍은 뒤 유럽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 둥지를 튼 한 해였고, 선수로서 다시 한번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하는 ‘도약의 해’였다.

그림 2라오스전 해트트릭 달성 후 골세리머니를 하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림 2라오스전 해트트릭 달성 후 골세리머니를 하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은 연초부터 슈틸리케호에서 산뜻한 출발을 했다.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과 결승에서 3골을 책임지며 한국의 준우승을 견인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은 이 대회의 활약으로 명실공히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이후 2018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에서도 손흥민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됐다. 라오스와 가진 두 차례 지역예선에서 해트트릭과 멀티골을 작성하는 등 4경기에서 6골을 몰아쳤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기란 쉽지 않았다. ‘400억의 사나이’라는 별명은 무거운 짐이 되기도 했다. 역대 아시아 선수로서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하며 EPL 무대에 연착륙한 손흥민은 데뷔 후 두 번째 경기였던 2015~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했다. 이틀 뒤 EPL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리그 1호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족저근막 부상으로 한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고, 손흥민의 자리를 에릭 라멜라, 톰 캐롤, 델레 알리 등 경쟁자들이 채웠다. 팀은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도 ‘벤치 멤버’ 손흥민은 웃고만 있을 수 없었다.

손흥민은 이날 부활포 한 방으로 자칫하면 더 길어질 수 있었던 벤치 생활을 청산할 수 있는 변곡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내년의 성공을 예단할 수는 없다. 손흥민 당장 내년 1월 4일 다시 시험 무대에 오른다. 리그 11위 에버턴과의 원정경기에서 본격적인 선발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손흥민은 소속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상 복귀 후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매우 열심히 했다. 왓포드전이 쉽지 않았지만 다시 득점해서 좋다”면서 “다음 경기를 위해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토트넘 홈페이지에 “크로스가 완벽하게 넘어왔다”면서 “조금은 운이 좋았다”고 겸손을 보였다. 또 “내 활약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우 멋졌다”면서 “우리 팀이 승점 3점을 딸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골을 넣어 기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도 손흥민 띄우기에 나섰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은 골을 넣은 영웅”이라면서 “손흥민의 골 덕분에 토트넘이 리그 톱4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의 막판 결승골로 토트넘이 2016년 새해에 우승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면서 “토트넘에서 뛰었던 골키퍼 에우렐류 고메스를 상대로 영리한 골을 뽑아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영국 런던 셸허스트 파크에서는 이청용(27ㆍ크리스탈 팰리스)과 기성용(26ㆍ스완지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초의 ‘쌍용 더비’가 성사되기도 했다. 이날 후반전 교체 투입된 이청용과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문전에서 한 차례 공을 놓고 경합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나 국가대표 미드필터간의 자존심 대결은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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