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발전연구원이 철원군 옛 시가지에 산재한 일제 강점기와 분단의 유물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자고 제안했다.
강원발전연구원은 28일 정책보고서를 통해 노동당사와 일제 제2금융조합 건축물 등 근대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옛 철원읍 시가지 일원을 세계문화유산에 올리면 국제적인 관광자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옛 철원읍 시가지는 외지 방문객이 주말이면 평균 1,000여 명에 이르는 등 이미 관광 명소다운 면모를 갖췄다. 때문에 이들 안보관광지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통일 독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과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철원읍 관전리 노동당사는 1946년 공산 치하에서 주민들의 강제 노력동원과 모금으로 완공된 지상 3층 규모의 건축물이다. 철근콘크리트와 목재의 혼용은 당시 건축양식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간직한 대표적인 역사현장으로도 꼽힌다.
이밖에 철원 옛 시가지에는 외촌리 제2금융조합과 농산물 검사소 등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건축물이 다수 있다.
연구원은 또 비무장지대(DMZ) 내 궁예도성을 남북교류의 동력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철원읍 홍원리 풍천원 일대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궁예도성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정확히 반쪽은 북한, 나머지 반은 남한 땅에 걸쳐 있다.
조선중기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내성 572m, 외성 4,226m로 기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내성 7.7㎞, 외성 12.5㎞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오랜 시간 방치돼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게 학계의 주장이다.
김범수 연구위원은 “궁예도성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는 비무장지대를 진정한 평화지대로 만드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평강고원을 활용한 농축산 협력도 함께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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