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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10에 EXID뿐... 그 많던 걸그룹은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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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10에 EXID뿐... 그 많던 걸그룹은 어디 갔나

입력
2015.12.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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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은 몰락하고 가요에 미친 예능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노래 소비는 스트리밍이 일반화해 음원유통 수익 분배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여실히 보이고 있다. 음원차트 순위로 본 올 한 해 가요계의 풍경이다.

연간 음원 톱10 내 걸그룹 수 변화(가온차트 기준)

음원 톱10서 걸그룹 실종

28일 가온차트에 의뢰해 2014년 12월 28일~2015년 12월 19일 멜론, 벅스, 엠넷 등 6개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스트리밍) 노래 톱10을 뽑아본 결과 걸그룹의 신곡은 한 곡도 포함되지 않았다. EXID가 걸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위아래’ 로 8위에 올랐지만, 이 곡은 지난해 8월 발표된 것으로 팬들이 직접 찍은 무대 영상이 화제가 돼 사랑을 받은 특이한 경우다. 결국 올해 신곡을 낸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를 비롯해 씨스타, 미쓰에이, 에이핑크, AOA 등 걸그룹들이 별 힘을 쓰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걸그룹 열풍이 뜨거웠던 2010년과 비교하면 몰락이나 다름 없다. ‘배드 걸 굿 걸’로 2010년 음원 스트리밍 1위를 차지한 미쓰에이를 비롯해 그 해 소녀시대, 티아라, 카라, 원더걸스 등 걸그룹 5개 팀이 톱10에 모두 올라 차트를 휩쓸었다. 2013년에는 에이핑크와 씨스타, 포미닛이, 2014년에는 에이핑크와 걸스데이가 신곡으로 같은 톱10에 올랐다. 김성한 음악평론가는 “걸그룹은 보이그룹보다 팬층이 약해 상대적으로 팀 콘셉트와 곡에 대한 차별화가 중요한데, K팝 열풍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비슷한 색깔의 그룹과 노래가 쏟아지면서 보이그룹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음원 강자였던 2NE1은 활동이 불투명하고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뒤를 이을 만한 걸그룹이 나오지 않아 내년에도 걸그룹의 선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혁오, 자이언티 등 예능 덕에 급부상

반면 보이그룹은 건재했다. 빅뱅은 신곡 ‘뱅뱅뱅’(2위)을 비롯해 ‘베베’(5위)와 ‘루저’(6위)로 스트리밍 차트 톱10을 휩쓸며 올해를 ‘빅뱅의 해’ 로 만들었다.

또한 신예로 밴드 혁오와 래퍼 자이언티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혁오는 ‘위잉위잉’ 이란 노래로 차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씨엔블루 같은 아이돌 밴드가 아닌 홍대 출신 밴드가 이 차트 톱10에 이름을 올린 건 혁오가 처음이다. 자이언티는 ‘꺼내먹어요’(4위)와 ‘그냥(Just)’(9위) 그리고 ‘양화대교’(10위) 세 곡이나 순위권에 진입하며 차세대 음원 강자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이들의 선전은 ‘예능의 효과’가 다분하다. 지혜원 문화평론가는 “혁오와 자이언티는 MBC ‘무한도전 가요제’ 효과를 톡톡히 본 가수들”이라며 “‘양화대교’도 지난해 9월 나온 곡인데 ‘무한도전’에 소개된 후 차트 역주행으로 빛을 봤다.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곡의 음원 차트 강세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운로드 줄고 스트리밍이 압도

음원 소비 방식도 급변했다. 2011년과 비교해 다운로드는 3분의 1수준으로 줄고, 스트리밍수는 2배 이상 늘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2011년 다운로드 1~2위는 티아라의 ‘롤리폴리’와 지드래곤과 박명수가 MBC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부른 ‘바람났어’인데 이 두 곡의 평균 다운로드 수는 약 380만 건이다. 이에 반해 올해 같은 차트 다운로드 1위인 빅뱅의 ‘뱅뱅뱅’과 나얼의 ‘같은 시간 속의 너’의 평균 다운로드 수는 약 150만 건 수준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대신 두 곡의 스트리밍 수는 평균 약 8,100만 건으로 2011년 1~2위곡(약 2,800만 건)과 비교해 약 세 배 이상 폭증했다.

음원 소비 방식이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완전히 바뀌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저작권료 개선 방안도 이에 따라 바뀔 필요가 지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2월부터 다운로드 시 창작자의 몫을 곡당 60%에서 70%로 올린 반면 월정액 스트리밍 이용 시 몫은 곡당 3.6원에서 4.2원으로 0.6원을 올리는 데 그쳐 스트리밍 위주의 음악소비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으로 지적된다. 함께하는음악저작진협회 관계자는 “우선 월정액 무제한 스트리밍 사용시 저작권료를 50% 할인해주는 제도를 먼저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종량제로 음원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스트리밍 한 곡당 창작자에 7.2원이 돌아가게 돼 있는 것을 현재 음원사이트 업체들은 월정액제 회원이 소비한 음원에 대해서는 그 절반인 3.6원만 지불하고 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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