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차가운 임진각에 해가 진다. 을미년 첫날 이글이글 솟아 올랐던 해가 이제 한 해를 마감하려 하고 있다. 뜨는 해가 언제나 꿈결처럼 황홀하다면 지는 해는 오늘도 그윽하고 장엄하다. 새해 첫날 솟는 해를 바라보며 희망을 노래 하던 사람들이 붉게 지는 해 속에 다시 다가오는 신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어느 해 못지 않게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가는 끝자리에 서서 그들은 망원경 초점을 맞췄다. 퍼져가는 어두움 속에서도 새날의 모습이 어렴풋이 그려진다. 모두들 알고 있다. 내일은 다시 새로운 태양이 뜬다는 것을.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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