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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 백두대간도 위협… 방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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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 백두대간도 위협… 방제 초비상

입력
2015.12.2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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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 감염으로 초토화된 경북 안동시 북후면의 야산.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베어져 녹색 비닐에 덮여 훈증처리 중이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재선충 감염으로 초토화된 경북 안동시 북후면의 야산.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베어져 녹색 비닐에 덮여 훈증처리 중이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경북지역 소나무 재선충병의 기세가 심상찮다. 2년 전 포항지역에서 방제 실패 후 경주 불국사와 양동마을까지 위협하더니 올 들어 경북 안동권에서도 급속히 확산돼 백두대간을 위협하고 있다. 산림청과 경북도는 재선충 방제 총력전에 나섰지만 완전방제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 들어 재선충병으로 말라 죽은 소나무는 22일 현재 30만2,669그루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확인된 32만7,758그루에 비하면 적지만 내년 4월까지 고사목이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경북지역은 2001년 구미에서 재선충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현재 포항 경주 김천 안동 영주 구미 영천 상주 경산 영덕 청도 고령 성주 칠곡 14개 시군으로 확산했다.

재선충병이 창궐한 포항시가 21만8,656그루에서 14만4,137그루로 다소 진정세로 돌아선 반면 경주시는 7만2,579그루에서 9만2,751그루로 늘었다.

특히 안동시는 7,737그루에서 5만481그루로 폭증했다. 영양 봉화 울진 등 금강소나무 자생지와 영주 봉화 등 백두대간까지 위협하고 있다. 안동시는 재선충 발생 면적도 16개 지역 3만7,253㏊로 시 전체면적의 24%나 된다.

소나무재선충병이 기승을 부리자 정부와 경북도는 2017년까지 완전방제를 목표로 총력전에 나섰다. 도는 지난 24일 행정부지사와 울릉군을 제외한 22개 시ㆍ군 부시장ㆍ부군수 영상회의를 열어 재선충 발생 실태와 방제 전략을 설명하고 시군별 구체적 대책을 협의했다.

올 들어 경북도는 14개 시ㆍ군 1만2,045㏊에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항공 및 지상방제를 실시했다. 또 항공방제가 어려운 5개 시ㆍ군 304㏊에 대해선 페로몬 유인트랩을 설치했고, 9, 10월 두 달간 도내 19개 시ㆍ군 34만1,642㏊의 산림에 대해 항공정밀예찰 및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경북도와 일선 시군은 매개충이 우화(번데기에서 성충이 되는 것)하기 전인 내년 3월까지 고사목을 전량 제거키로 했다.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해 대응하는 것이 방제의 핵심이라고 보고 감염목 신고가 들어오면 주변 2㎞까지 정밀예찰을 통해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 시ㆍ군 문화재와 공원, 예산, 지방산림청, 국유림관리소 등 지역별, 권역별 유관기관 방제협의회를 구축하고, 지역책임 담당공무원 지정, 책임방제 도입 등을 실시키로 했다.

경주시는 재선충이 양동마을과 불국사 등 문화재지구를 위협함에 따라 이들 지역 소나무 6만7,000여 그루에 내년 봄이 오기 전에 수관주사를 놓기로 했다.

안동은 백두대간 확산을 막기 위한 최후 저지전이다. 12억2,600만원의 예산으로 연말까지 고사목 4만9,671본 가운데 2만6,970본의 피해목을 제거하고 나머지는 내년 3월까지 모두 베어 내 파쇄하거나 훈증처리 할 방침이다. 재선충병 긴급방제 TF팀을 구성하고, 5명씩 4개조의 직영방제단과 산림조합 등 위탁기관을 통해 고사목을 완벽하게 제거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재선충을 완벽하게 방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북 포항시 기계면 등지에는 지난 봄부터 말라 죽어 재선충 감염이 확실시되는 소나무도 가을까지 그대로 방치돼 있고, 훈증용 비닐에 구멍이 난 경우도 허다하다. 일부 주민들은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인지 모르고 땔감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충 피해가 심한 안동시 북후면 물한리 이장 강성기(61)씨는 “마을 전체가 벌겋게 타는데도 지난 3년간 산림청 등에서 단 한마디의 협조요청이나 주의사항을 전달 받은 게 없다”고 꼬집었다.

안동시 김용수 산림녹지 과장은 “재선충병 특별방제 담당 인력을 확충해 방제 예산 확보와 시민 참여운동을 전개하고 남부지방산림청을 비롯 영주시, 봉화군 등 인접한 지자체와 공동방제 등을 통해 재선충 확산을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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