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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물을 끓게 하는 1℃는 스포츠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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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물을 끓게 하는 1℃는 스포츠 과학”

입력
2015.12.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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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과학센터 연구원들이 지난 10월 강릉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전 양궁 리커브 남자 일반부 30m에 출전한 김법민(대전체육회)의 경기 분석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제공
대전스포츠과학센터 연구원들이 지난 10월 강릉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전 양궁 리커브 남자 일반부 30m에 출전한 김법민(대전체육회)의 경기 분석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제공

“물은 99℃에서 끓지 않습니다. 금메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머지 1℃를 책임지는 것이 스포츠 과학의 역할입니다.”

24일 대전 부사동에 위치한 대전스포츠과학센터에서 만난 박희근(41) 센터장의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시범운영 사업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이창섭) 한국스포츠개발원(원장 박영옥)이 진행하는 ‘지역 스포츠과학 센터’가 지난 9월 서울 대전 광주 3개 지역에 문을 열었다. 국가대표 등 일부 엘리트 선수에게만 제공되던 스포츠과학 서비스를 지역 대표 및 학생 선수들에게 제공, 지역에서도 미래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육성한다는 취지다.

지역 스포츠과학 센터에서는 운동부하검사, 등속성근관절검사, 족저압분석 등 29종의 첨단 장비를 통해 81개 항목을 측정ㆍ분석할 수 있다. 박사급 센터장을 포함, 4명의 선임연구원이 상주해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3개월간 세 곳에서 지원을 받은 선수는 1,625명에 이른다. 종목별, 연령별 특성에 따른 체력 측정과 심리검사, 운동기술 분석 등을 통해 자신의 수준을 평가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9월14일 가장 먼저 문을 연 대전스포츠과학센터에서 3개월간 지원을 받은 선수는 약 500여명. 이들은 운동역학 분석 등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만 지원되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확인하고 훈련방향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학생 선수가 수영 장거리와 단거리를 놓고 고민할 경우, 심폐능력 측정이나 근관절 검사 등을 통해 신체적으로 최적화 된 종목을 데이터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대전스포츠과학센터의 밀착지원 대상인 한 선수가 운동부하검사 장비에서 호흡가스 분석기를 달고 체력을 측정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제공.
대전스포츠과학센터의 밀착지원 대상인 한 선수가 운동부하검사 장비에서 호흡가스 분석기를 달고 체력을 측정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제공.

일반 지원 외에 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대상으로 한 밀착지원도 제공된다. 올해 대전에서는 스포츠과학운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김법민(양궁ㆍ대전체육회), 임민지(태권도ㆍ충남대), 박수경(육상 해머ㆍ대전시청), 김동엽(수영ㆍ동산고)이 밀착 지원을 받았다. 전문 지식과 현장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들이 1대1로 지원했고, 이들은 지난 10월 강릉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 1개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양궁 김법민의 경우 배재대 재학 중이던 2012 런던올림픽에서 단체전 동메달과 전국체전 2관왕을 달성했지만 실업 전향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마음고생이 컸다. 대전 스포츠과학 센터에서는 그의 상황에 맞춰 심리 치료를 진행했고 김법민은 올해 전국체전 남자 양궁 리커브 30m 경기에서 360점 만점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국체전 태권도 여자 49kg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딴 임민지에게는 경기가 하루에 예선부터 결승까지 이뤄지는 점을 고려, 근파워 및 근지구력을 향상 해야 한다는 처방이 제공되기도 했다.

박희근 대전스포츠과학센터장이 24일 대전 부사동 대전스포츠과학센터에서 운동부하검사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박희근 대전스포츠과학센터장이 24일 대전 부사동 대전스포츠과학센터에서 운동부하검사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충남대 박사 출신인 박희근 대전스포츠과학센터장은 “모든 선수가 1부터 100까지 잘할 수는 없다.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각자의 잠재력을 찾고 약점을 보완토록 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 센터를 거쳐간 선수들의 재측정 비율과 신규 측정의 비율을 6대4 정도로 설정해 스포츠와 과학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선수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와 한국스포츠개발원은 내년에는 3개 센터를 추가로 선정, 총 6개의 지역 스포츠과학센터를 운영하고 2018년까지 전국 17개 지자체에 지역 센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전=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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