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크고 작은 질병과 더 자주 만나고 싸워야 하는 계절이다.
계절적으로 기온이 낮아 저항성이 약해지기도 하고 눈·빙판길 등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또 추위를 견디기 위해 옷을 두껍게 입어 몸이 둔해지는 것도 이유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몸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아 빠른 조치를 취할 것을 권한다. 작은 병이라도 방치하면 문제가 커지거나 만성으로 발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척추결핵', 가볍게 생각하다 큰코다치는 만성 관절염이다.
▲척추결핵
열이나며 허리가 아파 몸살감기가 심하게 들었다고 생각한 A씨는 감기가 2주 이상 떨어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병원을 방문한 A씨는 '척추결핵'이라는 진단을 받고 허리에 찬 고름을 제거하고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결핵은 공기 중에 떠돌던 결핵균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 '폐결핵'을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몸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전신 질환이다. '척추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결핵균이 폐 등 장기에 감염된 후 혈액을 타고 척추·목·등에 옮겨와 발병되는 질환이다. 전체 결핵 환자의 10~15% 정도가 폐가 아닌 다른 곳에서 결핵균이 감염되는데, 이 중 절반이 척추에서 나타나고 있다.
결핵균으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면 초기에는 발열·식은땀·식욕저하 등의 감기 몸살 기운이 나타나고 허리나 등에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척추 변형이 생겨 등이 굽거나, 뼈가 괴사되면서 뼈 주변에 고름이 차고 내려앉은 뼈가 신경을 눌러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다.
척추결핵은 MRI,CT,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데, 조기 발견한다면 항결핵제와 약물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어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염증이 심해지거나 척추변형, 디스크와 척추뼈 괴사가 발생하면 척추 내부의 고름을 빼내고 인공뼈로 고정시키는 수술이 필요하다.
결핵균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와 정기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자외선 살균효과로 인해 외부 공기에는 결핵균이 들어있지 않으므로 날씨가 좋은 날이면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도 예방법이 될 수 있다.
이한일 용인분당예스병원 이한일 원장은 "척추결핵은 단순히 요통 외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린 탓에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영양부족이 결핵 발병 원인이었지만 최근 실내 생활 위주로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운동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 불규칙한 식습관,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젊은층에서도 척추결핵 환자가 늘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은 저항력이 강해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면역력이 쉽게 저하될 수 있어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척추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인대 손상 방치 관절염으로
추운 겨울철에는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빙판길로 인해 낙상사고 위험이 높은 편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은 노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이 낮지만 스키나, 스노보드 등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다 사고를 당하거나 보행 시 높은 굽의 신발 착용,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는 등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낙상 사고라 하면 고관절이나 허리 부상을 생각하지만 넘어지면서 발목이 심하게 접질려 인대가 손상되거나, 외부 충격으로 발목뼈에 금이 가고 부러지는 골절도 생길 수 있다. 발목 부상의 경우 단순하게 '삐끗했다'라는 생각으로 파스나 찜질 등 자가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방치하면 '만성발목불안정증'이나 발목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발목관절염' 등 2차 손상으로 이어 질 수 있다.
'발목관절염'의 경우 관절의 노화와 유전적인 요인의 퇴행성 변화가 발병 원인이지만 인대 손상과 발목 골절이 일어났을 때도 '외상성발목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발목관절염은 어느정도 병의 상태가 진행됐을 때 증상을 자각하게 되는데 부종이 생기거나 보행 시 통증을 있을 수 있고 운동을 할 때 관절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는 증상을 동반한다. 심할 경우 관절 연골이 변성되면서 발목이 구부러지지 않고 발목 변형이 일어난다.
발목관절염은 X-ray로 진단할 수 있는데, 인대나 연골의 손상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MRI 촬영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치료가 가능할 수 있지만, 치료 후에도 관절염이 계속 진행 된다면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전태원 동탄시티병원 원장은 "발목 부상 후 초기에 심하게 발목이 붓거나 2주 정도 지난 후에도 통증과 붓기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발목인대손상, 골절 등을 의심해보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치료시기를 놓쳐 상태가 심해지면 주변 뼈 조각이 가시처럼 자라나는 골극이 형성되면서 발목관절염으로 인한 보행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