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은 무조건 외국인 타자로 갑니다."
올 겨울 전력 유출이 유난히 많았던 넥센은 내년 시즌 완전한 '새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미네소타)의 대체자도 찾아야 한다. 지난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놓치지 않으며 넥센의 중심을 책임졌던 박병호는 이달 초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계약해 이적했다. '핵타선' 넥센을 이끌던 4번 타자 박병호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팀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질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를 대체할 4번 타자로 '외국인 타자'를 지목했다. 이에 따라 내년 시즌 넥센의 4번에는 새 외인 타자 대니 돈(31)이 들어서게 된다.
넥센은 지난달 말 1루와 코너 외야 수비가 가능한 대니 돈과 총액 7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186cm·92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대니 돈은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23경기에서 타율 0.167, 3타점에 머물렀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010경기 타율 0.285, 156홈런 592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애리조나 산하 트리플 A팀 레노와 토론토 산하 트리플A 팀 버팔로에서 활약하며 81경기에서 타율 0.374, 10홈런 54타점을 올렸다.
염경엽 감독은 "4번은 무조건 외국인 타자로 간다. 국내 선수로 메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유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4번 타자는 상징성이 큰 자리다. 그만큼 책임감이나 견뎌내야 할 부담이 크다. 그런 부분을 이겨낼 수 있는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간 박병호가 지켜왔던 '넥센 4번 타자'의 입지에 들어설 새로운 얼굴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더 무겁다.
넥센은 올 시즌 53홈런을 때려낸 박병호 외에도 26홈런을 기록한 스나이더, 23개의 아치를 그린 유한준(kt) 등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3명의 타자가 모두 팀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도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6명의 타자가 남아 있다. 19홈런의 김하성과 16홈런을 터트린 김민성 등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하지만 아직까지 '4번'의 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염경엽 감독은 "(4번 타자 자리를) 어설프게 두면 팀도 힘들고, 선수 개인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새롭게 합류할 대니 돈의 역할을 더 중요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영상은 몇 번 봤다.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지켜봐야겠지만 4번은 대니 돈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센은 '최근 3년간 타격 지표를 살펴보면 OPS를 비롯해 삼진/볼넷 비율 등 대부분의 지표가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장타뿐 아니라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이 높고, 수비 포지션 역시 1루수와 코너 외야수로 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대니 돈. /넥센 제공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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