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두 번째로 재개봉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연휴 흥행이 눈길을 끌었다. 2003년 개봉한 뒤 어느새 크리스마스에는 생각나는 영화가 된 ‘러브 액츄얼리’의 위상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 하루였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러브 액츄얼리’는 26일 6,495명을 극장으로 모으며 다양성영화 일일 흥행순위 1위를 지켰다. ‘러브 액츄얼리’는 20일 처음 일일 흥행순위 맨 윗자리에 오른 뒤 7일째 같은 자리에 머물러있다. 최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영화감독으로 떠오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누르고 거둔 성과다. ‘러브 액츄얼리’는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샀고 연휴 기간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았다. 24일 다양성영화로는 드물게 하루에만 1만654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더니 25일에는 이보다 많은 1만4,416명과 만났다. 재재개봉한 17일 관객은 1,842명에 불과했다.
최근 ‘이터널 선샤인’이 재개봉해 10년 전 개봉 흥행 성적의 두 배가 넘는 관객을 모아 화제를 모았다고 하나 ‘러브 액츄얼리’의 흥행은 더욱 특별하다. ‘러브 액츄얼리’는 2003년 개봉 당시 삭제됐던 에피소드가 추가돼 2013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재개봉했다. 2년 만에 ‘재재개봉’을 한 영화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크리스마스엔 ‘러브 액츄얼리’’ 같은 공식 아닌 공식이 생긴 만도 하다.
2003년 개봉 당시에도 화제가 됐던 출연진의 구성이 12년이 지난 뒤 더 화려해 보이는 것도 흥행의 한 요소다. 리암 니슨은 액션영화 ‘테이큰’시리즈로 국내 관객들의 호감을 샀고, 콜린 퍼스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로 더 큰 인기를 모았다. ‘메이즈러너’시리즈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배우로 성장한 토머스 생스터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러브 액츄얼리’의 조용한 흥행 바람은 신규 다양성영화나 멜로 영화의 부진도 곱씹게 한다. 관객들이 오래오래 사랑하는 영화라고 하나 두 번째로 재개봉한 영화가 흥행순위 1위를 내달리는 모습은 정상보다 비정상에 가깝다.
‘러브 액츄얼리’의 흥행 소식에 네티즌은 갈채 어린 반응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에 담았다. “지금 보니 엄청난 캐스팅…”(js99****), “리암 니슨 형님이 무척 따뜻하게 나온 몇 안 되는 영화”(gaop****) 등 호감 깃든 글들이 많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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