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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레몬을 키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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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레몬을 키우렵니다"

입력
2015.1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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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과 26일 서울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공연한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이 "내년엔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을 하겠다"며 농사에 애정을 보였다. 안테나뮤직 제공
25일과 26일 서울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공연한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이 "내년엔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을 하겠다"며 농사에 애정을 보였다. 안테나뮤직 제공

“내년에는 레몬나무를 심어 보려고요.”

홈쇼핑에서 앨범과 직접 기른 귤을 팔아 관심을 산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40ㆍ본명 조윤석)이 지난 26일 서울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연 공연에서 “귤은 너무 쉽게 깨져서”라고 웃으며 들려준 계획이다.

지난 15일 7집 ‘누군가를 위한,’ 앨범을 내고 25~26일 공연을 마친 루시드폴의 신년 계획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27일 삶의 터전인 제주도로 내려간 그는 남은 연말은 과수원에 남은 귤을 수확하며 보낸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에서 생명과학 박사학위를 딴 루시드폴은 지난해 11월 결혼한 뒤 제주도에 신접 살림을 차렸고, 지인에게서 한림공원 인근 2,400㎡(약 750평)규모의 과수원을 빌려 귤을 키웠다. 최근 기자와 만난 루시드폴은 “이 규모에선 보통 7~8톤의 귤을 수확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난 농약을 치지 않고 길러 4톤 정도의 귤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1톤의 귤은 최근 홈쇼핑을 통해 팔았지만, 손이 모자라 미처 따지 못한 귤 약 2톤은 그의 과수원에 남아있다.

귤 수확과 레몬 재배를 앞둔 그는 26일 공연에서 “내년에는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을 해보고 싶다”며 농사에 애정을 보였다. 루시드폴은 애초 제주도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밭농사를 하려다 포기했다. “밭일이 일이 많아 도저히 음악작업과 병행할 수가 없더라”는 게 그의 말이다. 제주도 정착에 가장 도움이 됐던 이는 롤러코스터 출신 기타리스트 이상순이다. 루시드폴은 “이상순과 이효리는 세트(묶음)로 자주 만난다”며 웃었다.

제주도에서의 삶을 7집에 옮겨 그가 직접 들려준 공연은 여유롭고 따뜻했다. ‘검은 개’ 로 공연의 문을 연 루시드폴은 ‘우리, 날이 저물 때’ ‘4월의 춤’ ‘아직, 있다’ 등의 신곡과 ‘어부가’ ‘고등어’ 등 옛 앨범에 실린 노래 등 총 21곡을 읊조리듯 노래해 여운을 줬다. 이틀 동안 열린 공연에는 1,5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루시드폴이 어쿠스틱 기타로 전한 서정을 즐겼다.

공연 말미에 루시드폴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은 7집을 오래도록 사랑해달라”는 낯선 당부를 관객들에 전하고 떠났다. 루시드폴 소속사 안테나뮤직의 관계자는 “수줍음이 많은 루시드폴이 공연에서 자신의 앨범을 사랑해달라고 말한 건 처음”이라며 “제주도에서 살며 직접 지은 동화와 삶에 대한 얘기를 모두 쏟아냈던 작업이라 이번 앨범에 유독 애정이 컸다”고 귀띔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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