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과 회식에 지친 직장인들이 퇴근 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혼자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 낭만족’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광고대행사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최근 1년 간 직장인의 소비와 관련된 키워드 105개를 추려 총 33만1,467건의 소셜데이터를 분석한 ‘2015년 직장인의 나홀로 소비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경제력을 갖춘 직장인들의 경우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해, 그들의 소비 특성을 파악해보려는 시도였다.
분석 결과 ‘직장인 나홀로 족’은 음주와 관련해 ‘모임’, ‘회비’, ‘친구’라는 연관어가 포함된 소비에선 절약하는 행태를 보였다.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실 때는 최대한 돈을 아끼게 된다는 의미다.
반면 ‘한잔’, ‘맥주’, ‘와인’이 키워드가 되는 소비에는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소비는 자신을 위한 투자라고 여기는 성향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와 별도로 ‘직장인’, ‘혼자’, ‘한잔’이란 키워드가 포함된 소셜데이터 1만9,085건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맛있다’, ‘저녁’, ‘좋아하다’, ‘맥주’, ‘퇴근’, ‘힘들다’, ‘즐겁다’, ‘분위기’ 등의 연관어가 자주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이 혼자 마시는 ‘한잔’이 긍정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스트레스의 힘든 상황을 풀어주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직장인의 69%는 ‘혼자 하는 것’, ‘혼자 있는 것’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쉽다’, ‘무섭다’, ‘심심하다’는 부정적인 감성 키워드보다 ‘즐겁다’, ‘행복하다’, ‘재미있다’, ‘편안하다’는 긍정적인 연관어의 비중이 높았다.
이노션 관계자는 “모임과 회식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혼술 문화가 퍼지면서 눈치보지 않고 즐기며 마시는 ‘혼술족’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혼자 먹는 술에 대해 ‘외톨이’ ‘외롭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가졌던 과거와 달리 최근 직장인들은 ‘혼술족’에 대해 ‘낭만을 아는 사람’으로 여기며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노션은 이번 보고서에서 ‘혼술 낭만족’ 외에도 젊은 커리어우먼들이 즐기는 ‘디저트 힐링’을 트렌드로 소개했다. 경제력을 갖춘 여성들이 값비싼 명품 디저트를 먹으면서 ‘예쁘고 맛있는 힐링 타임’을 갖는 점을 포착한 것이다.
그외 국내로 혼자 떠나 ‘힐링 여행’을 추구하는 자유여행족을 표현한 ‘로컬 슬로 트래블’, 혼자 사는 남성이 인테리어를 위해 피규어, 스냅백, 운동화 등을 수집하는 ‘혼사남 수집데코’도 새 트렌드로 꼽았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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