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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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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입력
2015.1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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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Political Correctness (사회 의식 때문에 언어를?)

문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단어의 용례(usage)이고 usage중에서 가장 민감한 것은 politically correct 개념이다. 사전에 실린 단어일지라도 특정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면 욕을 먹고 손가락질 당하게 되는 이유는 ‘문법’이나 ‘어법 규칙’때문이 아니다. 과거에 Anchorman이 새로운 용어로 등장하더니 곧바로 anchor-woman이 생겨나면서 이제는 man-woman 구분보다는 중성명사 person을 붙여 anchor-person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각인되었다.

Mailman보다는 mailperson이 중립적이고 fireman 대신 fire person이 나오다가 이제는 fire fighter라는 용어가 ‘소방관’의 가장 멋스런 용어가 되었다. 이제는 경찰관을 policeman이라고 가르치는 사전이나 선생은 없겠지만 적어도 ‘police officer’라는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개념 있는 교양인으로 인정을 받고 이런 문화는 역차별을 없애자는 인간의 인식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신지체아를 ‘intellectually challenged’라고 부르거나 시각장애자를 ‘visually impaired’식으로 부르는 것은 매우 복잡하지만 기존의 단어 retarded나 blind 보다는 덜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 과정이 억지스러우면서 의도적이고 다소 민감한 표현이 많아진 것은 문제다.

Christmas라는 말속에 Christ가 들어가 있어 Christmas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주장은 이해가 가지만 그들이 대체 표현으로 쓰자는 ‘Happy Holidays’는 어떤가. Holiday는 holy day를 합친 말이고 ‘거룩한’(holy) 역시 기독교 용어다. 그렇다고 ‘휴일’을 ‘달력에 빨간 색으로 인쇄된 날’의 뜻으로 red-letter day라고 말하면 연말연시보다는 1년 중 아무 때나 ‘쉬는 날’의 의미가 되고 만다. 이런 식으로 낱말 하나를 두고 시비를 걸면 인간의 언어 중에서 시비를 비껴갈 어휘는 많지 않을 것이다.

Saturday는 지금이야 ‘토요일’을 의미하지만 Saturday의 어원 Saturn(토성)은 옛날 ‘농업의 신’을 뜻했다. 이런 로마 미신이 싫다고 하여 다른 이름으로 대체한다면 요일 이름조차 새롭게 바꿔야 한다. 오늘날 Friday가 Islam의 holy day로 여겨지고 있지만 Friday는 본래 전쟁에서 돼지 등에 올라타는 노르웨이의 전설 속 여신에서 비롯됐다. 지금 이슬람문화에서 순결을 위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감안한다면 Friday를 거룩한 안식일이나 ‘주일’로 삼는 것이 이상해 보일 것이다. 즉 표현의 배경이나 어원을 문제 삼거나 지금 시대에 걸맞지 않으니 바꿔 보자는 것은 ‘정치적 의미’가 가미된 억지스런 면이 많다.

식당에서 serving하는 종업원도 waiter냐 waitress냐의 기존 호칭에서 이제는 wait person으로 바뀌는 중이지만 이런 변화는 얼마나 많은 대중이 호응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난다. 어법 기준에 이러한 ‘정치적 의미’가 가미되면 그 표현은 문법 규칙의 울타리를 벗어나게 되고 결국 대중의 선택이 정답이 된다. 무시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언어 변화의 과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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