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뒷걸음 치고 있는 경영지표 개선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전체 임원과 조직장 140여명을 대상으로 경영 정상화 설명회를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회사측은 이런 내용을 토대로 30일 조직 통폐합, 인력 재배치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항공여객 감소 등으로 올해 6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7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경영 설명회를 연 바 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희망퇴직을 비롯한 인력 효율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점 통폐합을 통해 지점장 36명 감축, 예약ㆍ발권 업무와 국내 공항 서비스의 외주화, 객실 승무원 조직 운영 효율화 등이 검토됐다. 또한 임원들에 대한 임금 삭감과 업무용 차량 반납을 결정했다.
이는 과장, 차장급 중간 간부 중심으로 지난 9월 꾸려진 경영 효율화 태스크포스(TF)에서 도출된 내용들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력 축소와 재배치 등은 아직 논의 중이며, 30일 확정된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태가 나빠진 것은 메르스 사태, 저비용 항공사(LCC)와의 가격 경쟁 때문이다. 중국,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에 특화된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 사태의 충격이 다른 항공사보다 컸다. 6~8월 메르스로 인한 손실 규모가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LCC와 중단거리 노선에서 경쟁하면서 판매 단가가 낮아져 좌석당 수익률도 악화됐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312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대비 36.8%나 줄었고, 매출액도 같은 기간 8.2% 감소(1조4,524억원→1조3,338억원)했다. 부채비율은 997.4%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새로 출범시키는 저비용 항공사 ‘에어서울’에 넘길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 발급이 늦어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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