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아사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창립 회원국 57개국 외에 30여개국을 추가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세몰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진리췬(金立群) 아사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초대 총재 지명자는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IIB는 개방과 포용의 원칙 아래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매체들은 이미 30여개국이 AIIB의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진 지명자는 “관심을 표명해 준 나라들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다만 신규 회원국 가입은 이사회 투표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지명자는 또 “중국 지도자가 AIIB를 제창한 것은 중국이 이제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대국으로 더 많은 국제 의무를 담당해야 하며 자신의 발전뿐 아니라 주변 이웃 나라들의 발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IIB는 아시아 국가의 기초시설 건설과 상호 연결과 교통, 지역 사회 발전 등 아시아의 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 기업에게 더 큰 시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AIIB 출범 준비 과정에서 “중국은 결코 우두머리를 자처하지 않았다”며 “공개ㆍ투명ㆍ포용ㆍ민주적인 협상으로 2년 여 만에 순조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지명자가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중국 재정부가 이날 AIIB의 정식 발효를 공표한 데 따른 것이다. AIIB 협정은 57개 회원국 중 적어도 10개국 이상이 협정문을 비준, 의결권을 50% 넘길 경우 발효되도록 돼 있다. 중국은 이날 17개 회원국이 이미 비준서를 내, 법적 의결권이 5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16∼18일 베이징에서는 AIIB 개원식과 함께 출범 기념 행사 등도 열릴 예정이다. 진 지명자도 이 때 정식 초대 행장으로 취임한다. 중국 매체들은 부행장 자리를 놓고 무려 50여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29일 한국과 러시아, 인도, 독일, 영국 등 57개 AIIB 창립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AIIB 협정문 서명식’을 개최했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0월 동남아 순방 중 직접 제안한 국제금융기구이다. 중국이 가장 많은 지분율(30.34%)과 투표권(26.06%)을 확보했고 한국(3.81%)은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에 이어 5번째 지분율을 차지했다.
중국 주도의 AIIB가 발효됨에 따라 미국과 일본이 아시아개발은행(ADB)를 통해 장악해 온 아시아 지역 금융 질서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IB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맞물려 아시아 내 중국의 영향력을 크게 증대시킬 전망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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