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군포시의 한 약국에서 조제한 어린이 감기약에서 고농도의 에틸알코올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약을 복용한 영유아들은 응급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군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군포시에 사는 2~3세 어린이 7~8명이 지난 20일 A약국에서 조제한 감기시럽을 복용했다가 구토와 발열 증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시럽은 Y제약이 만들어 약국에 조제용으로 유통한 의약품이다. 논란이 일자 Y제약은 B약국에서 조제하다 남은 약을 수거해 분석, 에틸알코올 성분이 76%가량 섞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소독용 에틸알코올의 농도가 통상 70%인 것을 고려하면 아이들이 소독용 알코올보다 더 독한 술 성분을 그냥 섭취한 셈이다.
군포시보건소는 문제의 시럽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을 회수하도록 하는 한편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검사를 맡겼다. 경찰 역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하고 제약업체와 약국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에틸알코올 유입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약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특정 지역에서만 이런 증상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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