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부문에서 경합한 책은 ‘노동여지도’ ‘세상 물정의 물리학’ ‘우리 역사는 깊다’ ‘김대식의 빅퀘스천’ 등이었다. 최근 과학책의 괄목할 증가와 성장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만큼 지적 토양이 성숙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대식의 빅퀘스천’은 분명히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그러나 ‘세상 물정의 물리학’은 우리 과학자가 자생적 연구의 성과를 이만큼 거둔 것이 고무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 책은 물리학의 매력과 깊이에 푹 빠지게 하는 뛰어난 공력을 지녔다.
‘노동여지도’는 ‘발로 쓴’ 현장 보고서라는 점과 현재 노동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명제라는 점에서 시대정신에 부합했다. 갈수록 현장 보고 형식의 글이 축소되는 현실에서 그 가치는 가볍지 않다. 나열적이라거나 밀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의 소지가 없지 않으나 현학적 해석으로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보다 생생한 보고서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종적으로 ‘노동여지도’와 ‘세상 물정의 물리학’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내용과 가치, 그리고 시대적 의미를 고려하여 공동수상으로 확정했다. 응모도서를 둘러볼 때 지식생산자들이 시대정신과 미래 의제에 관한 저작에 소홀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은 남는다. 내년의 출판물에서 멋지게 충족되기를 기원한다.
김경집ㆍ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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