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발생한 서해대교 2번 주탑 케이블 화재를 성공적으로 진압한 소방관 5명이 각각 1계급 특진한다.
강풍으로 고가 사다리차와 소방헬기를 쓸 수 없는 악조건에서도 주탑에 올라 사투를 벌인 경기 평택소방서 소속 119구조대원 박상돈 소방위, 유정식 소방장, 이태영·김경용·박상희 소방사가 주인공들이다.
25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팀장인 박 소방위 등 5명의 팀원은 고 이병곤 소방령(포승안전센터장)이 순직한 비상상황 속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통해 서해대교 주탑을 연결하는 높이 100m의 가로보에 오른 뒤 길이 195m의 소방호스를 로프를 이용해 가까스로 끌어올렸다. 이어 가로보 10m 아래에서 불타는 케이블에 물을 뿌려 진압을 시도했지만, 케이블이 흔들리는 데다 난간이 높아 화점(火點)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
이들은 기지를 발휘, 화점을 조준하는 대신 난간에 가까운 케이블에 물을 뿌려 물이 케이블을 타고 화점으로 흘러내리는 방식으로 진화에 성공했다. 이들은 당시 진눈깨비로 얼어붙은 난간 너머로 몸을 내민 채 위태롭게 방수하는 동료를 뒤에서 잡아주며 46분 만에 임무를 완수했다.
박 팀장은 “화재 진압과정에서 존경하는 선배를 잃었지만 국가적 재앙을 막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고 이병곤 센터장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구조현장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지사는 “강풍 속에서도 주탑에 올라 화재를 진압해 2차 피해를 막은 소방관 5명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치하한다”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남을 구한 이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특진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다음달 4일 도 북부청사에서 열릴 시무식에서 임용장을 받을 예정이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