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한 친구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만난다. 2006년 프로야구 입단 동기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황금세대'를 잇는다.
볼티모어는 24일 김현수와 2년 총 700만 달러(약 82억원)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김현수는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FA(프리에이전트)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야수가 됐다. 김현수는 2006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올 시즌까지 통산 10시즌을 뛰며 1131경기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을 기록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2006년 입단 동기인 류현진(28·LA 다저스), 강정호(28·피츠버그)와도 재회하게 됐다. 1987년 생인 류현진, 강정호와 1988년 생이지만 1월 생인 김현수는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함께 더 큰 무대에 대한 꿈을 키웠던 이들은 메이저리그 입성이라는 목표까지 나란히 달성하게 됐다. '황금세대'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이다.
'황금세대'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전설의 92학번' 때문이다. 1992년에 대학에 진학한 이들은 '코리안특급' 박찬호를 비롯해 故조성민, 정민철, 임선동, 박재홍, 송지만, 염종석 등 유독 스타가 많이 나와 한국 야구의 대표적 '황금세대'로 불렸다. 그 뒤로는 1982년 생들이 돋보였다. 텍사스 추신수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중인 이대호와 오승환, 한화 정근우, 김태균 등 대형 스타들이 줄지어 나왔다.
그리고 이제 그 바통을 2006년 입단 동기인 김현수와 류현진, 강정호가 이어 받는다. 2006년 입단 첫 해부터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이루며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한 류현진은 지난 2012년 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으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2006년 현대에 입단한 강정호는 지난해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달성하는 등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춘 유격수로 평가 받았고, 지난해 말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피츠버그에 입단했다. 김현수는 2006년 신인지명회의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그 해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국가대표 외야수로 성장하며 신고선수 신화를 썼다. 그리고 이제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며 더 큰 꿈을 펼치게 됐다.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은, 서로의 가장 큰 지원군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지난해 강정호의 피츠버그행이 확정되자 "정호는 타격과 수비 모두 미국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충분히 잘 해낼 것이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이제는 강정호가 김현수를 응원하고 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계약 후 "정호가 올 시즌 잘 한 덕분에 빅리그에서도 한국 선수를 잘 봐준 것 같다"며 "정호가 다져놓은 땅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정호가 나에게 빅리그에 오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해줬다. 직접 (상대투수와) 붙어봐야 한다고 해서 나 또한 도전하는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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