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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2월 25일일까… 성서에도 명시 안된 예수 탄생일

입력
2015.12.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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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지금처럼 선물과 카드를 주고받는 날이 된 것은 19세기 중엽 이후다.
크리스마스가 지금처럼 선물과 카드를 주고받는 날이 된 것은 19세기 중엽 이후다.

그리스도의 그리스어 첫 글자 X와 미사를 뜻하는 mas가 합쳐진 크리스마스(X-mas)는 예수가 탄생한 12월 25일이다. 성서 어디에도 마리아의 회임 기록은 있지만 출산 날짜는 명시돼 있지 않으므로 실제 그리스도의 생일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로마 교회가 훗날 그렇게 정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일로 정해 기리기 시작한 시점도 불분명하고 이견도 분분하다. 종교학대사전(한국사전연구사)은 교황 율리우스 1세 재위(337~352) 기간부터라고 기록하고 있다. 4세기 말에는 모든 그리스도교민들이 저 날을 축일로 기념했다는 여러 기록들이 있다고 한다.

12월 25일은 고대 로마의 동지(冬至)에 해당되는 날이다. 1년 중 낮이 가장 짧은, 달라 말해 바닥까지 쇠했던 태양이 다시 기력을 되찾고 부활하기 시작하는 날이다. 로마의 ‘이교도’들에게 동지절(12월 24일~다음해 1월 6일)은 연중 최대의 명절이었다. 그들은 태양이 다시 길어지는 날을 기점으로 그들의 신에게 공물을 바치며 한 해의 풍작과 풍요를 기렸다. 저 날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정한 것은, 사전은 “초기 교회 교부들의 영지(靈智)와 체험에 따른 것”이라고 적었지만, 세를 굳힌 고대 기독교회가 이교도들의 전통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잡스러운 숭배의식을 교회로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더 그럴싸하다.

초기 동방교회 아리우스파 사람들은 예수 탄생보다 세례를 중시해 그리스도 세례의 날(공현제)을 신성 현시의 날로 축하한 반면, 정통파 교회는 탄생부터 신성을 믿어 그들을 이단시했다. 325년 니케아공의회가 아리우스파를 이단으로 선포한 뒤, 탄생일을 부각해야 할 교회 내부의 필요가 제기됐고, 크리스마스 축제는 정통과 이단을 가르는 기준의 하나로 보다 성대하게 부각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크리스마스가 지금처럼 어린이와 가족의 축제가 된 것은 19세기 중엽부터다. 영국의 경우 빅토리아 시대에 해당되는데 그 무렵부터 트리와 산타클로스, 성탄 카드 등이 보편화했고, 선물과 만찬 문화가 서민 가정으로 확산됐다고 한다. 스크루지 영감이 나오는 찰스 디킨스의 중편 ‘크리스마스 캐럴’이 발표된 것은 1843년 12월 19일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의 신진대사가 가장 활발하던 때이기도 했다. 미사와 별개로 오늘의 성탄절 문화를 확산시킨 가장 큰 공로자는 교회가 아니라 자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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