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항소법원이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레즈비언 부부 중 한쪽이 낳은 아이를 다른 한쪽이 입양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외국에서 결혼해 2003년부터 로마에서 거주해온 이들 레즈비언 부부는 지난해 한 배우자가 외국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낳은 딸을 다른 배우자가 입양하는 권리를 로마 가정법원이 인정했다가 번복하자 곧바로 항소했다. 이에 대해 로마 항소법원은 이 레즈비언 부부가 동거와 애정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큰 이익이라며 입양 허용 결정을 내렸다.
동성애 권리단체는 이번 결정이 가톨릭국가인 이탈리아에서 동성애 부부들에게 아이를 입양할 권리를 인정하는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이탈리아는 아직 동성애 부부를 법률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지난 7월 이탈리아 동성애 부부 3쌍이 제기한 동성애 결혼과 관련한 청원에 대해 차별적 요소가 있다며 이탈리아 정부에 동성애 결혼 제도 허용을 권고한 바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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