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주민 품으로
광주 광산구 비아동주민센터 부지의 오래된 한옥이 주민문화시설인 ‘도란도란 책사랑방’으로 변신해 지난 22일 문을 열었다.
그동안 예비군중대본부와 주민센터 창고 등으로 활용도가 낮았던 한옥이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이다. 이 터에 자리잡은 지 80년 만이다.
이 공간이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담없이 모임을 하고 교류할 공간을 찾던 주민들이 한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와 구청에 지원을 요청한 것.
주민들은 광주시 창조마을만들기사업과 광산구 주민참여예산사업을 활용해 한옥을 주민전용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한동안 주민자치프로그램실로 쓰였던 공간은 주민들이 제대로 된 문화시설을 가져보자는 여론을 형성해 지난 6월부터 한옥을 책사랑방으로 개조했다.
도란도란 책사랑방은 주민들이 ‘까망이 협동조합’을 세워 사회적 기업방식으로 운영한다. 조합원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고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공동체 사업에 쓸 요량이다.
이 한옥은 1935년 광주 북구 삼소동 빈산마을에 살던 강운삼씨가 기증해 지금으로 자리로 옮겨진 것으로 실제 건립된지는 100여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면적 75㎡의 이 건물은 본체 전면에 유리창이 있는 등 근대한옥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박익성 비아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의견대립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자양분이 됐다”며 “주민이 제안하고 일도 직접하는 과정에서 자치시대가 도래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김종구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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