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서 내달 3일까지
전남 여수에서 활동하는 박치호(48) 작가는 현대인의 삶을 토르소로 표현한다. 박 작가는 20여 년 전부터 현대인이 지닌 내면의 상처들을 토르소로 그려내고 있다. 가식 없는 몸, 통념상 나쁜 몸을 통해 아름다움과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동안의 작품을 모아 ‘실체라는 부유’(Floating Existence) 주제로 지난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인간 탐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200호 대형 작품 2점을 비롯해 20여 점이 발표된다. 작가는 1994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지금까지 ‘인간’을 주제로 지속적인 물음과 탐구를 시각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간 탐구 연작 시리즈를 4차례 발표해 국내외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노좆바다’, ‘변색동물’ 등 그의 작품은 일체의 상업성을 배제하고 대중의 기호와 타협하지 않는 철저한 작가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삶,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회화가 장식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작가는 “물질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술이 그에 대항하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간 탐구에 천착하고 있다”며 “팔, 다리가 잘린 토르소는 내 모습과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성찰하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야 한다는 새로운 사유 체계를 던져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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