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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英 무슬림 입국 잇달아 거부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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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英 무슬림 입국 잇달아 거부 긴장감

입력
2015.12.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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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3일 영국 총리실은 최근 무슬림 영국인들의 잇따른 미국 입국 거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미영간 갈등이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관저를 나서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그림 123일 영국 총리실은 최근 무슬림 영국인들의 잇따른 미국 입국 거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미영간 갈등이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관저를 나서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영국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 거부가 잇따르면서 양국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전면 금지 주장과 맞물려서다. 영국 총리실은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 계획을 공식화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이 영국 무슬림들의 입국을 잇따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총리실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확인했다. 영국 정부가 발끈하고 나선 사안은 무슬림 가족 11명의 미국 디즈니랜드 방문이 거부당한 일과 영국인 이맘(이슬람 성직자)의 미국행 거절 등이다.

영국에서는 특히 무슬림들의 입국을 거부하는 미국 당국의 최근 조치들이 트럼프의 주장과 맞닿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 17일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뉴욕행 항공기를 타려다 미 대사관 직원으로부터 비자 취소 사실을 통보받은 영국인 이맘 아즈말 마스루르가 “트럼프의 위험한 발언이 미국과 다른 나라의 외교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일간 가디언도 “최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파리 연쇄테러와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과잉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모하마드 타리크 마흐무드를 비롯한 영국인 무슬림 가족 11명이 로스앤젤레스(LA) 디즈니랜드에 놀러 가려고 지난 15일 런던 개트윅공항에서 출국하려다가 미 국토안보부 직원들로부터 아무런 설명 없이 여행 허가 취소를 통보 받은 사실을 자세히 전했다.

영국 정계에서도 영국 무슬림들이 구체적인 이유 없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흐무드 가족의 거주지가 지역구인 스텔라 크리시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은 캐머런 총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국 무슬림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공약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이번 사건들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전면 금지 주장이 나온 이후여서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 당국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런던 주재 미 대사관은 잇따른 비자 취소 논란에 대해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당사자와 연락하고 있는 만큼 공공연한 논평은 더 하지 않겠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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