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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볼티모어의 철인' 칼 립켄jr와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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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볼티모어의 철인' 칼 립켄jr와 닮아”

입력
2015.12.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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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23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계약했다.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오리올파크를 찾은 김현수가 지난달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자신의 활약상이 담긴 동영상이 전광판에서 나오자 환하게 웃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 제공
김현수가 23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계약했다.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오리올파크를 찾은 김현수가 지난달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자신의 활약상이 담긴 동영상이 전광판에서 나오자 환하게 웃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 제공

김현수(27ㆍ전 두산)가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뤘다.

김현수는 24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총 700만달러(약 82억원)에 공식 계약했다. 유니폼 등 번호는 25번을 배정 받았다. 이로써 김현수는 강정호(28ㆍ피츠버그), 박병호(29ㆍ미네소타)에 이어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세 번째 야수가 됐다. 투수 류현진(28ㆍLA 다저스)를 포함하면 네 번째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빅리그에 입성한 것은 김현수가 최초이며, 나머지 3명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쳤다.

내구성

볼티모어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김현수의 ‘내구성’이다. 댄 듀켓 볼티모어 부사장은 이날 계약 직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현수가 가진 내구성은 가장 긍정적인 특성 중 하나”라며 “(김현수는)한국에서 10년간 전체 경기 중 98% 이상을 뛰었다. 별명이 ‘아이언맨’이다”고 소개했다. 또 볼티모어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철인’ 칼 립켄 주니어를 언급하며 김현수와 비교하기도 했다. 칼 립켄 주니어는 빅리그 2,632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볼티모어 구단의 보도자료 첫머리에도 김현수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한국프로야구 두산에서 1,131경기를 뛴 사실에 주목했다.

선구안& 통산 기록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탁월한 컨택트 능력과 함께 뛰어난 선구안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통산 출루율이 4할대(0.406)이고, 통산 볼넷(597개)이 삼진(501개)보다 많다. 워낙 선구안이 좋은 데다 배트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 생소한 투수들을 상대로도 뛰어난 타격감을 뽐냈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통산 기록에도 매력을 느꼈다. 김현수는 통산 타율 0.318, 장타율 0.488과 홈런 142개, 771타점을 기록했다. 듀켓 부사장은 “통산 출루율이 0.406에 달하고, 올해 101개의 볼넷을 얻는 사이 삼진은 63개에 불과할 정도로 볼넷에 대한 삼진 비율이 낮아 팀의 공격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홈런 28개를 친 펀치력도 미국에서 통할 것으로 봤다. 볼티모어의 홈 구장 캠든 야드는 우측 펜스까지가 97m, 좌측 펜스 101m , 중앙 125m다. 오른쪽으로 많은 타구를 날리는 좌타자 김현수에게 유리하다. 김현수가 그 동안 안방으로 썼던 잠실구장은 좌우 100m, 중앙 125m에 달했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캠든 야드는 공이 다른 구장보다 잘 날아간다”면서 “추신수(텍사스)와 대화를 나눠봤는데 밀어 쳐도 넘길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듀켓 부사장 또한 “김현수가 올해 28개의 홈런을 쳤는데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장 곳곳에 공을 보내는 능력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김현수(왼쪽)가 댄 듀켓 볼티모어 구단 부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홈페이지
김현수(왼쪽)가 댄 듀켓 볼티모어 구단 부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홈페이지

이적료 없는 FA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을 선언하자 미국 언론은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한 강정호, 메이저리그 입단을 추진 중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달리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김현수 영입의 금전적인 장점을 소개했다. FA가 아닌 해외진출자격으로 미국 입성을 노린 강정호와 박병호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야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연봉에 앞서 이적료를 책정해야 했다. 포스팅에서 최고응찰액을 기록하지 못한 팀은 아예 영입 경쟁에 나서지도 못했다. 이적료 없이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한 김현수는 달랐다. 볼티모어와 계약이 끝나는 2년 뒤, 김현수는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면 ‘미국 무대에서 검증된 30세 외야수’로 다시 한 번 FA 시장에 나온다. 미국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김현수가 2년 동안 1,000타석에 등장하면 다음 FA 계약 때 연봉 1,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젊음

전체적인 기량뿐 아니라 ‘젊음’도 확실한 장점이었다. 김현수는 전성기가 끝나기 전인 20대 후반에 FA 자격을 얻었다. 30세 이상의 FA를 영입하면 구단이 짊어져야 하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도 김현수의 나이를 자주 언급했고, 김현수의 에이전시 역시 메이저리그 구단에 김현수를 소개할 때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밖에 700만달러 계약 수준이면 구단에 재정적으로도 실패에 따른 부담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송 위원은 “이 정도면 부담이 가는 금액이 아니다”면서 “성공하면 대박이고, 실패하더라도 위험 부담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지금 눈물을 흘리라면 흘릴 수 있을 정도로 기쁘다”면서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왔고, 볼티모어도 나를 선택했다. 서로의 필요성을 절감한 덕분에 계약 성사로 이어졌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최대한 자주 붙어 나만의 기술을 빅리그에서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제는 내년 정규시즌 준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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