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출신 고교생이 졸업과 동시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골키퍼 김로만(19ㆍ포항제철고)이 주인공이다.
1m92cm의 큰 키에 남들과 다른 머리 색깔과 얼굴 생김새 때문에 멀리서 봐도 한눈에 띄는 김로만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포항 스틸러스로 직행, 포항의 골 문을 책임질 예정이다.
포항의 ‘차세대 수문장’이라는 평을 받는 그는 뛰어난 신체 조건에 순발력과 유연성까지 갖춰 ‘리틀 야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지난해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와 올해 대교눈높이 고교 축구리그 후반기 왕중왕전에서 모두 최우수 골키퍼상을 받으며 고교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알렸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러시아에 살았던 김로만은 축구를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아버지가 축구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셔서 시작했는데, 러시아는 운동을 하기에 너무 추워서 4학년 때 한국으로 왔다”는 그는 당초 필드에서 뛰었지만 초등 6학년 때 이미 키가 177cm가 되는 등 남들보다 뛰어난 신체조건으로 인해 골키퍼로 전향했다.
처음엔 낯선 한국행에 방황도 많이 했지만 초등학교 졸업 후 자신을 눈 여겨 본 포항제철중학교에 들어갔고, 포항 구단의 유소년팀에 입단하게 됐다.
김로만은 이제 ‘프로’라는 더 큰 바다로 나간다. 그는 “프로에서 좋은 성적을 낸 뒤 국가대표로 뽑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외 프로무대에서도 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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