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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에서 선수 120명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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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에서 선수 120명이 뛰고 있다”

입력
2015.12.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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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일 울산미포구장에서 취재진들에게 대표팀의 향후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일 울산미포구장에서 취재진들에게 대표팀의 향후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A매치 대표팀 코치로서는 90점,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80점을 주겠다.”

후한 점수다. 지난 1년간 슈틸리케호 A매치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에서 ‘두 집 살림’을 한 신태용(45) 감독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점수다. 절대평가로 따지면 코치로서는 ‘수’, 감독으로서는 ‘우’를 준 것이니 모범 코치, 우등 감독이라고 자평한 셈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자신에게 덕담을 던진 것 일까. 올 한 해 결과만 놓고 보면 신 감독이 쓴 성적표에 반박하기 어렵다. 그만큼 A매치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23일 울산미포구장에서 만난 신 감독은 “A매치 대표팀에서는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우승과 8월 중국에서 개최된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성적을 냈다. 나름대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잘 보좌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90점을 매긴 배경을 설명했다. 올림픽 대표팀에 대해서도 “아직 나아가는 과정에 있지만 호주와의 평가전, 4개국 친선경기 등 모의고사를 잘 치러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것도 신 감독의 몫이었다. 신 감독은 “A매치 대표팀 코치만 할 때는 20~22세 선수들에 대해 잘 몰랐다”면서 “이제는 머리 속에 100~120명 정도의 젊은 선수들이 들어차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해 K리그뿐만 아니라 슈틸리케호와 신태용호에서 맹활약한 권창훈(21ㆍ수원 삼성)의 발견 역시 양팀이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한 결과다.

선수단에게 지시를 내리는 신태용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선수단에게 지시를 내리는 신태용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두 개의 대표팀에 다리를 걸쳐놓은 신 감독의 이력은 한국 남자축구에서도 이색적인 경력이다. 2006~07년 네덜란드 출신의 핌 베어벡(59) 감독이 두 팀의 사령탑을 맡은 적이 있지만, 코치와 감독 자리를 오가며 대표팀을 진두 지휘한 것은 신 감독이 처음이다. ‘감치(감독+코치)’라는 난데없는 호칭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랐겠지만 그만큼 배운 게 많았다는 것이 신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양팀을 오가면서 선수들을 보는 눈도 키웠고, 축구에 대한 견문도 넓어졌다. 한 해 동안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찍이 프로축구 성남 일화 감독으로 FA컵 우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경험했지만 태극전사들을 이끌며 그 스스로도 경험치를 늘렸다. 신 감독의 성장은 한국 축구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 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은 다소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올해 1월 아시안컵이 재도약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은 나름 만족스러운 한 해였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준비로 신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당장 내년 1월14일부터 리우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치러야 한다. 종종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았던 중동 지역 카타르에서 대회가 열리는 데다가, 기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예선 방식이 바뀌면서 긴장의 강도가 더욱 세졌다. 신 감독은 “기존 방식이라면 올림픽 본선 진출 확률을 80% 정도인데, 솔직히 지금은 50대 50”이라고 전망했다. 26일에는 카타르 원정에 나설 최종명단 23인을 발표한다. 제주와 울산 전지훈련을 통해 선별한 정예 멤버들이 신태용호에 승선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신 감독은 특유의 자신감을 내세우며 “어쨌든 2012 런던올림픽의 메달 신화를 리우에서 다시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16년 축구 대표팀의 첫 승전보는 우리가 띄울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울산=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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