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개 차종 연비 실험 후 과징금 부과 여부 결정
폭스바겐 차량의 배출가스와 연비의 상관성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문제가 된 차종의 연비를 점검한 뒤 과징금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달 초 환경부로부터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조작된 폭스바겐 티구안의 배출가스 및 연비 실험자료를 받아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저감장치 작동 여부가 연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말 폭스바겐 디젤차 6개 차종을 대표로 검사한 결과 구형 엔진(EA189)이 장착된 티구안 유로5 차량에서 저감장치 조작 사실을 확인했다. 폭스바겐은 실험실에서는 저감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고 실제 도로를 달릴 때는 이것이 꺼지도록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티구안과 같은 구형엔진을 장착한 15개 차종 12만5,522대에 대해 전량 회수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후 국토부는 조작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실제 연비에 영향을 줬는지를 조사해 왔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는 1차로 연소한 배출가스를 다시 엔진에 넣어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기능을 하는데 전문가들은 저감장치가 작동하면 꺼져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연료가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토부는 저감장치와 연비의 상관성이 확인됨에 따라 내년 초 티구안과 파사트, CC, 비틀 등 구형엔진을 장착한 4개 차종의 연비를 실험실과 실제 도로에서 측정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 리콜 실시 후에 같은 방식으로 다시 연비를 측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리콜 전ㆍ후 상관없이 한 차종이라도 신고한 공인연비 대비 5% 이상 측정연비가 떨어지면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라며 “다만 실제 도로에서 측정한 것은 현재 관련 기준이 없으므로 참고용으로만 보고, 과징금 부과 여부는 실험실에서 측정한 것으로만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입차 판매량 1위는 티구안이 차지할 전망이다.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지난달까지 8,269대가 팔려 이미 작년 총 판매량(8,106대)을 넘어섰다. 2위인 아우디 A6 35 TDI(6,349대)에 크게 앞서고 있어 수입차 1위 2연패가 확정적이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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